‘성탄 한파’ 한달여만에 물러가
북극의 온난화로 시작된 ‘북극발 한파’가 설날 연휴를 기점으로 풀리고 있다. 지난해 성탄절에 불어닥친 이후 한달여 만이다.
기상청은 1일 “찬 대륙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지면서 설 연휴 내내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겠다”고 밝혔다.
1일 철원·대관령 등 강원 산간지역을 비롯한 전국의 낮 기온은 오랜만에 영상을 기록했다. 서울은 낮 최고기온이 5도까지 오르면서, 18일 만에 영상권을 회복했다. 서울은 지난해 12월24일 낮 최고기온이 영하 9도로 떨어진 이후 한낮에도 추위가 가시지 않는 한파가 계속됐다. 지난 8일과 14일에 각각 0.1도와 0.3도까지 올랐을 뿐이다.
이로써 지난해 12월23~24일 시작된 ‘크리스마스 한파’는 각종 기록을 경신하며 한달여 만에 막을 내렸다. 지난 1월 전국 평균기온은 영하 4.6도를 기록해 전국적인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래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번 한파는 북극의 온난화로 제트기류가 약화돼, 북극의 찬 공기가 한반도 근처로 남하하면서 일어났다.
기상청은 이달 내내 시베리아 고기압의 세력이 약화되면서 평년기온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영 기상청 연구관은 “북극에서 흘러든 찬 공기가 오호츠크해 쪽으로 북동진하면서 한반도가 따뜻한 기류의 영역에 들었다”며 “북극진동 지수도 31일 양의 값으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북극진동 지수가 양의 값으로 돌아서면 북반구 중위도 지역이 따뜻해진다.
2일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대전 영하 4도 △대구·강릉 영하 1도 △부산 1도로 예상됐다. 설 연휴 막바지에 이를수록 추위는 더욱 누그러지겠다. 또한 기온이 상승하면서 눈이 녹아 짙은 안개가 끼는 곳이 많겠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발해만에서 접근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3~4일 중부지방에는 눈 소식이 있겠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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