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상류 구제역 부실 매몰지
양평 등 침출수 유출 우려
정부 “옹벽 등 보강공사”
정부 “옹벽 등 보강공사”
한강 상류지역의 구제역 가축 매몰지 상당수가 부실하게 만들어져 침출수 유출 등의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17일 “지방자치단체에서 문제 우려가 있어 조사를 요청한 한강 상류지역 구제역 매몰지 83곳을 점검한 결과, 27곳에서 보강 공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환경부와 농림수산식품부 등 정부합동조사단은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경기 양평·여주·남양주, 강원 춘천, 충북 괴산 등 한강 근처 매몰지 99곳 가운데 방역 문제로 접근이 어려운 16곳을 제외한 83곳을 현장 조사했다. 이번 조사 결과 12곳은 하천과 관정, 도로 등에서 30m 떨어져 매몰해야 하는 지침을 어기고 하천 5m 옆에 매몰하는 등 이격거리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4곳은 비탈진 곳에 설치해 해빙기나 폭우 때 붕괴되면서 침출수가 새어나올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1곳은 비가 오면 침출수가 확산될 우려가 있어 빗물 배제시설이 설치돼야 한다고 환경부는 밝혔다.
환경부는 문제가 된 매몰지 27곳에 차수벽과 옹벽을 설치하는 등 다음달 말까지 14억원을 들여 보강공사를 벌일 방침이다. 다만 매몰지 대다수가 비교적 적은 수의 가축이 묻힌 소 매몰지여서, 환경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환경부는 덧붙였다. 이번 조사 대상 이외의 매몰지에 대해서 정부는 이날 40개 조사팀을 구성해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정은해 환경부 토양지하수과장은 “현재까지 상수원보호구역 안에 매몰됐거나 침출수가 하천이나 상수원으로 유입된 사례는 없다”며 “침출수가 유입되더라도 살모넬라·바실루스·장내세균 등 미생물과 질산성 질소, 암모니아성 질소 등 무기물질을 정수장에서 정화하기 때문에 수돗물은 안전하다”고 말했다. 지난 1월 경기 팔당댐 등 주요 상수원의 수질도 예년에 비해 큰 변화가 없다고 환경부는 덧붙였다.
김정수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은 “소와 돼지를 부실 매몰한 것처럼 조사도 지나치게 빠른 시간에 하고 있다”며 “좀더 정밀한 조사를 통해 국민들의 수돗물 안전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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