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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환경지침’ 무시하고 물나와도 매몰 강행

등록 2011-03-01 20:26

환경연합 “경기 이천 19곳 물 퍼내고 가축 묻어”
썩지 않는 차수막·생석회 남용해 토양오염 예고
구제역 감염 가축의 매몰 작업 도중 물이 나와도 땅 파기를 강행하는 등 부적절한 곳에 매몰지를 조성했음을 보여주는 문서가 나왔다.

1일 환경운동연합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이 입수한 경기 이천시의 ‘구제역 매몰지 작업계획’을 분석한 결과, 매몰지 조성 작업이 부실하게 이뤄져 침출수로 인한 환경문제 발생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천시는 지난 1월12일부터 2월6일까지 방역인력에게 매몰 작업에 대해 지시한 내용과 매몰 때 필요한 물품, 현장에서 들어온 보고 등을 작업계획에 상세하게 기록했다. 이천시는 이 기간 동안 매몰지 282곳을 조성해 소 4377마리, 돼지 27만7644마리를 묻었다.

환경운동연합이 작업계획서를 분석해보니 ‘물이 나와 굴착 작업이 지연’됐다거나 ‘물을 퍼내고 작업’했다는 사실이 기록돼 있는 등 매몰 당시 모두 19곳에서 물이 발견됐는데도 이천시가 매몰지를 바꾸지 않고 작업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운동연합은 “지하수 흐름이 적은 한겨울에 작업이 이뤄진 것을 고려하면 물이 나온 지점은 하천·수원지에 근접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데도 이천시는 매몰 작업을 중단시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환경부가 펴낸 ‘가축 매몰지 환경관리지침’은 하천·수원지 주변 30m 안에서 구제역 감염 가축의 매몰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토양·지하수 오염에 대비해 침출수 유출을 확인하는 관측정도 대부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은 “관측정 설치에 필요한 벤토나이트(광물이 혼합된 점토)와 시멘트 등 물품도 매몰지 282곳 가운데 단 한 군데에서도 기록되지 않았다”며 “실제로 지난달 21일 이후 매몰지 20여곳을 현장 확인한 결과, 단 한 곳에서도 관측정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가축 매몰량이 급증하면서 이천시는 토양에서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 재질의 천막을 차수막으로 쓴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지침에는 친환경성 고강도 비닐 차수막을 쓰도록 규정돼 있지만, 이천시는 전체 매몰지 282곳 가운데 150곳(53%)에서 플라스틱을 썼다.

매몰 사체를 멸균하려고 뿌리는 생석회 사용량도 들쑥날쑥이었다. 돼지 550여마리에 생석회 6t을 쓴 곳이 있는가 하면, 다른 곳에서는 11t을 썼다. 이천시가 이 기간에 쓴 생석회는 2131t이다.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정부가 생석회 사용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강알칼리성인 생석회의 남용은 또다른 수질·토양 오염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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