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원, 국민불안 해소 촉구
“일원전 최악때도 한국 안전”
“일원전 최악때도 한국 안전”
과학기술계 석학들의 모임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최근 방사능 오염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 심리가 과장됐다며 진화에 나섰다. 정부에게는 방사능 측정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말라고 요구했다.
한림원은 1일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회관에서 ‘방사능 공포, 오해와 진실’이라는 주제의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명철 서울대 의대 교수 등 식품·수질·대기·원자력을 전공한 과학자 9명이 나와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에 따른 한반도 영향을 설명했다.
이들은 국내에서 검출된 방사성 요오드의 양은 일상적으로 접하는 자연 방사능 수준으로 인체에 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산 수입식품에서 검출된 방사성 물질 농도는 1㎏당 0.08~0.6베크렐(㏃/㎏)로 극히 낮다며, 미국에서는 세슘 5베크렐, 요오드 3베크렐 이하면 아예 검출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된다고 소개했다. 다만 변명우 우송대 교수(식품생물과학)는 “방사성 동위원소가 채소에서 동물 등으로 옮겨지는 사이클이 있는 만큼 앞으로 5~10년 동안 원전 사고 지역에서 들어온 농축수산물에 대해 검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대기중 방사성 물질 농도도 현재처럼 계속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장은 “장마철 직전인 6월 중순부터는 동풍이 불 확률이 30~40%로 높아진다”며 “이 경우 일주일에 사나흘 정도 방사성 물질이 흘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은철 서울대 교수(원자핵공학)는 “원전 2기에서 내부 물질 30%가 방출돼 한반도로 직접 유입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우리나라 국민이 받는 방사선량은 연간 허용치의 3분의 1인 0.3밀리시버트(m㏜)에 불과하다”며 “바람이나 태풍과 관계없이 한반도는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방사능 바닷물’이 흘러들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재학 한국해양연구원 기후연안재해연구부장은 “후쿠시마 앞 바닷물이 한반도로 들어오려면 태평양을 한 바퀴 돌아야 되기 때문에 이동 도중에 희석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국민 불안을 잠재울 책임이 정부에 있다며 불필요한 혼란과 오해를 초래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방사능 측정, 평가, 공표 등 모든 과정에서 민간 전문가와 시민단체 인사를 참여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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