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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캠프 캐럴 ‘고엽제 조사 방식’ 미군 뜻대로

등록 2011-06-02 22:03수정 2011-06-02 22:57

경북 칠곡군 왜관읍 캠프 캐럴에서 한-미 공동조사단의 고엽제 매립 의혹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미군 쪽 관계자들이 2일 오전 지표투과레이더(GPR) 장비로 땅속을 탐지하고 있다. 칠곡/사진공동취재단
경북 칠곡군 왜관읍 캠프 캐럴에서 한-미 공동조사단의 고엽제 매립 의혹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미군 쪽 관계자들이 2일 오전 지표투과레이더(GPR) 장비로 땅속을 탐지하고 있다. 칠곡/사진공동취재단
매립의혹 장소 일부만 레이더로 조사
이상징후 안나오면 토양 시추도 안해
고엽제 매립 의혹이 불거진 경북 칠곡군 왜관읍 ‘캠프 캐럴’에 대한 한·미 공동조사단의 본격적인 조사가 2일 시작된 가운데, 조사방법의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 1일 한-미 주둔군지위협정(소파) 환경분과위원회에서 합의된 조사방식은 주한미군 주장이 대부분 반영됐다. 과거 화학물질 저장소였던 41구역 그리고 퇴역 미군 스티브 하우스가 고엽제를 묻었다고 지목한 헬기장과 D구역에 대해서만 고엽제 드럼통 존재 여부를 알 수 있는 지하투과레이더(GPR) 방식으로 조사하기로 한 것이다. 추가로 화학물질 매립 의혹이 제기된 옛 장교숙소와 소방서 근처 등은 이번 조사 대상에서 빠졌다.

정부가 강하게 요구한 토양 시추조사는 가능성만 남겨뒀다. 토양 시추조사는 고엽제로 인한 다이옥신 오염은 물론 트리클로로에틸렌 등 다른 화학물질 오염 여부도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합의문은 “레이더 조사 뒤 비투과 지역이나 이상 징후 지역에서 토양 시추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고만 규정했다. 즉 미군이 레이더 조사에서 이상 징후가 나오지 않았다며 거부하면 추가 조사를 실시할 수 없는 것이다.

수질조사도 기존 지하수 관측정으로만 살펴보기로 해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미군은 그동안 해당 관측정으로 수질조사를 해왔기 때문에 결과를 낙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다이옥신 검출 여부만 검사하기로 합의문에 남겨둬 다른 화학물질이 나와도 공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인철 녹색연합 평화행동국장은 “현재 조사방식으로는 다른 발암·독성 물질이 나와도 이를 알 수 없다”며 “미군기지에서 흔히 나오는 유류오염이 확인될 경우 반환 미군기지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미군이 꺼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2일 캠프 캐럴에서 이뤄진 공동조사단의 첫 조사에서도 지하투과레이더의 조사 깊이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조사 현장을 참관한 장세호 칠곡군수는 “D구역의 경우 과거에 지대가 낮아 매립지점이 이번 조사 장비의 탐지 깊이(10m)를 벗어날 수 있다”며 “주민들이 신뢰할 만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존 존슨 미8군 사령관은 “헬기장이 이 높이로 만들어진 것은 (매립시점인 1978년보다 이른) 1975년”이라며 “전역 장병이 4.5m까지 묻었다고 증언했으므로 발견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가 경기도내 반환 미군기지 13곳에 대해 고엽제 주성분인 다이옥신 오염 여부를 조사해달라는 경기도의 요청을, 다이옥신이 조사 항목에 들어 있지도 않았던 과거 조사 결과를 들어 사실상 거부해 논란이 되고 있다.

김학친 경기도 2청 공여구역팀장은 2일 “국방부가 ‘한·미 공동 오염조사와 정화사업 진행중 고엽제 의심 물질이 발견된 바 없으며, 앞으로 징후가 나타나면 처리하겠다’고 최근 통보해 왔다”고 말했다. 국방부의 이런 태도는 반환 기지의 토양오염 조사와 정화 대상 22개 항목에 다이옥신이 빠져 있다는 점에서 주민의 불안감을 외면한 무책임한 태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남종영 기자, 칠곡/공동취재단, 의정부/박경만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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