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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고엽제 조사 늑장…‘미군 지연전술’ 도마

등록 2011-06-06 20:41

캐럴기지 레이더·수질조사에 장비·인력 ‘찔끔 동원’
결과 일러야 내달중순…“여론 가라앉기 기다리나”
고엽제 매립 의혹이 제기된 경북 칠곡군 왜관읍의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 대한 한·미 공동조사 결과가 일러야 다음달 중순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주한미군이 주도하는 기지 내부 조사가 더디게 진행되기 때문인데, 한국 정부가 미군 쪽의 ‘시간 끌기’ 전략에 말려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6일 “기지 내 조사는 미군의 일정에 따라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전체적인 조사 결과는 일러도 다음달 중순은 돼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캠프 캐럴 조사는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환경분과위원회의 합의에 따라 기지 안쪽은 미군이, 기지 바깥은 환경부가 주도하고 있다. 최근 미군은 헬기장과 주변 D구역에 고엽제를 담은 드럼통이 있는지를 가리기 위해 땅속에 레이더를 쏘는 지하투과레이더(GPR)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1차 조사지역인 헬기장만 해도 면적이 1만4400㎡(4356평)에 이르지만, 레이더 기기는 단 3대밖에 사용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주말과 공휴일인 4~6일엔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더딘 조사 속도 탓에 헬기장 조사는 21일에나 끝나고, D구역은 15일 조사에 들어가 다음달 7일께 끝날 전망이다.

지하수 수질 조사도 더디긴 마찬가지다. 한국은 애초 새로 관측정을 뚫어 수질을 조사하자고 제안했지만 거부됐고, 미군이 기존에 뚫어놓은 관측정에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미군은 6일까지 16개 관측정 중 6곳에서만 시료 채취를 끝냈다. 환경부 관계자는 “한·미 양국이 각각 수질을 분석해 결과를 취합하기로 했지만, 미군의 경우 본국에 샘플을 보내 분석하기로 해서 결과가 나오려면 최소한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아무리 일러도 다음달 중순이 지나야 환경오염 조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한국이 강력히 요구해온 토양 시추 조사는 레이더 조사 결과가 나온 다음에 실시 여부를 결정하기로 해, 미군이 동의해 조사가 진행되더라도 가을이나 돼야 전반적인 환경오염 실태를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장비와 인력을 추가 투입하면 금방 끝낼 수 있는데도, 미군이 시간을 끌면서 비판 여론이 가라앉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광용 녹색연합 자문위원(환경독성학 박사)은 “레이더 조사는 땅속의 밀도를 보는 것으로, 토양오염 여부를 가릴 수 없다”며 “다른 독성물질에 대한 공개 압력을 피하려고 미군이 시간을 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군이 2004년 삼성물산에 의뢰해 만든 환경오염조사 보고서를 보면, 다이옥신뿐만 아니라 석유계총탄화수소(TPH), 휘발성유기화합물(VOCs)과 중금속 성분이 D구역에서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미 공동조사 합의문에는 다이옥신 오염 여부만 조사하기로 돼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우리 쪽은 지하수의 수질을 분석하면서 다이옥신뿐만 아니라 다른 물질에 오염됐는지도 볼 것”이라며 “미군에도 다른 물질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공표하자고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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