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생산량 15% 감소할 듯
15만명 침수피해 가능성도
15만명 침수피해 가능성도
기후변화를 이대로 방치할 경우 이번 세기말 한반도의 쌀 생산량이 15% 줄고 15만명이 침수 피해를 볼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피해액은 약 2800조원으로 추산됐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8일 ‘우리나라 기후변화의 경제학적 분석’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경제학자 니컬러스 스턴이 기후변화를 사회경제학적으로 분석한 영국의 ‘스턴 보고서’를 따라, 우리 정부가 준비중인 ‘한국판 스턴 보고서’의 뼈대가 될 내용들이다.
연구 결과를 보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하지 않으면 이번 세기말 한반도의 연평균 온도는 지금보다 4도 오른 15.71도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연간 강수량도 1465㎜로 지금보다 21% 늘어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보고서가 주장하고 있는 22세기 한반도의 모습은 암울하다. 해수면이 지금보다 35㎝ 상승하면서 해안가 240㎢가 침수되고 15만명이 피해를 본다. 여름철 이상고온으로 지금과 견줘 8715명이 초과 사망한다. 쌀 생산량도 15% 줄어든다. 산림 분포도 바뀌어 아고산·냉온대 산림은 25% 줄고, 온난·아열대 산림은 65% 늘어난다. 강수량 변화로 4대강의 수자원 피해도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컴퓨터 모델로 분석한 결과 이번 세기말 한반도의 누적 피해 비용은 2800조원으로 추정되지만, 많게는 2경7791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2100년까지 300조원을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대책에 투자하면 누적 피해 비용을 800조원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연구원은 내다봤다. 비용보다 편익이 크므로, 관련 대책을 추진하는 것이 낫다고 연구원은 주장했다.
한편 전세계가 온실가스 배출을 적극적으로 줄여 추가 상승온도를 2도로 묶어둘 경우 한반도 피해 비용은 580조원으로 추정됐다. 환경부는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별 세부계획 등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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