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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파주 민간인 지역에도 고엽제 뿌렸다”

등록 2011-07-26 21:02수정 2011-07-26 21:22

미군기지 캠프 피터슨 등에서 근무할 때 임진강 선착장 등에 고엽제를 뿌렸다고 증언한 전직 주한미군 장교 필 스튜어드(오른쪽)가 26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마산리 방고지 마을의 옛 미군기지 캠프 이선 앨런 터를 찾아 토박이 주민 김남영(76·왼쪽)씨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스튜어드는 앞쪽 야산을 가리키며 이곳에도 고엽제를 뿌렸다고 말했다.  파주/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미군기지 캠프 피터슨 등에서 근무할 때 임진강 선착장 등에 고엽제를 뿌렸다고 증언한 전직 주한미군 장교 필 스튜어드(오른쪽)가 26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마산리 방고지 마을의 옛 미군기지 캠프 이선 앨런 터를 찾아 토박이 주민 김남영(76·왼쪽)씨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스튜어드는 앞쪽 야산을 가리키며 이곳에도 고엽제를 뿌렸다고 말했다. 파주/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미군기지터 온 필 스튜어드
‘비무장지대서만 살포’ 미군 주장과 엇갈려
“한달 한번꼴로 뿌리고 샛강에 장비 씻었다”
1960~70년대 서울과 경기도 파주·의정부, 부산 등의 미군기지에 맹독성 물질인 고엽제가 운반되거나 저장됐고, 일부 부대 밖 도로와 야산 등 민간인 지역에서도 고엽제가 살포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1960년대 말 간첩 침투를 막기 위해 비무장지대(DMZ) 안쪽에만 고엽제를 뿌렸다는 미군과 한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고엽제 살포·매립 의혹을 제기한 전직 미군 중위 필 스튜어드는 26일 자신이 근무했던 캠프 피터슨과 이선 앨런 등 경기도 파주의 옛 미군기지 터를 방문해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주한미군에서 근무한 퇴역 군인 300명의 진술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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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마산리에 도착한 스튜어드는 옛 마을 이름인 ‘방고지’를 이내 기억해냈다. “우리가 나무다리를 설치해줬던 곳이에요. 저 산에는 지금처럼 풀이 없었어요. 저쪽으로 하천이 흘러 임진강으로 이어졌죠.”

그는 이곳과 캠프 피터슨에서 한 달에 한 번꼴로 고엽제를 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담장에서 100m 정도 길을 따라서 고엽제를 뿌렸다”며 “손 분무기나 차량용 트레일러에 달린 펌프를 이용했고 매번 살포가 끝나면 샛강에서 분사장비를 씻고 잔량은 흘려보냈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는 평생 방고지 마을에서 산 주민 김남영(76)씨도 찾아왔다. 그는 “돌이 지난 아들이 소아마비를 앓다가 18살 때 심장마비로 숨졌다”며 “당시 미군들이 고엽제를 뿌린 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스튜어드는 “고엽제에 노출된 마을사람들이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며 “고엽제의 맹독성을 알았다면 살포 지시를 내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후회했다.

그동안 미군은 ‘식물통제계획 1968’에 따라 68~69년 비무장지대에서만 고엽제가 살포됐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마산리는 비무장지대에서 약 8㎞ 남쪽에 자리잡고 있다. 스튜어드는 “당시 미 육군 공병 제2대대 소속인 내가 살포 명령을 내렸다”며 “지금 미군이 착각한 게 아니라면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진강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비무장지대에서 부산까지, 용산에서 인천까지, 한반도 전역의 미군기지에서 고엽제가 저장·운반·살포됐다”고 주장했다. 서울의 미군기지 보급창고에서도 고엽제가 하역·저장됐고, 의정부 캠프 레드클라우드에도 고엽제가 뿌려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퇴역 주한미군 웹사이트를 통한 제보로 약 300명의 진술서를 확보했다”며 “미국 의회에 내기 위한 용도로 쓰기로 약속해 지금 공개할 수 없지만, 미국에 돌아가 각각 연락을 취한 뒤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스튜어드와 함께 방한한 전직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는 27일 경북 왜관의 미군기지 캠프 캐럴을 방문해 고엽제 매립 지점을 지목할 예정이다. 하지만 주한미군은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며, 기존 관례와 달리 사진·카메라 기자 3명의 방문만 허용하고 취재기자들의 취재는 불허했다.

파주/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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