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인해 올여름 들어 북극의 바다얼음(해빙)이 거침없이 녹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1979년 인공위성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작은 크기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극지·빙하 연구기관인 미국 국립설빙자료센터(NSIDC)는 “지난 14일 북극의 바다얼음이 예년 평균 면적보다 211만㎢(27%) 줄어든 556만㎢를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북극의 바다얼음은 여름엔 줄어들었다가 겨울에 늘어나는 등 결빙과 해빙을 반복한다. 일반적으로 9월에 연중 최소면적을 기록했다가 3월에 최대면적으로 불어난다.
한국의 국립기상연구소가 미국 아쿠아 위성의 자료를 받아 북극 바다얼음의 ‘표면 거칠기’를 분석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며칠 뒤 얼음 해빙 속도를 보여주는 표면 거칠기는 지난달 중순 이후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기상연구소는 “북극 바다얼음의 표면이 예년에 비해 훨씬 매끄러운 편”이라며 “앞으로 더 빠른 속도로 얼음이 녹으면서 9월께 2007년에 나온 바다얼음 최소면적 기록을 깨뜨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들어 북극 바다얼음은 여름의 최소면적, 겨울의 최대면적 모두 줄어들고 있다. 2007년 북극 바다얼음은 428만㎢(9월 기준)로 사상 최소를 기록했다. 올겨울 바다얼음(3월 기준)은 2006년에 이어 두번째로 작았다.
9월께 러시아 북극권을 횡단하는 북동항로(북극항로)와 캐나다 북극권을 횡단하는 북서항로 모두 열릴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 북쪽의 랍테프해는 예년보다 한 달 이상 빠른 지난 7월에 녹아 이미 북동항로는 쇄빙선 없이 항해가 가능한 상태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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