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기농대회 한국조직위원회 서종혁(65) 집행위원장
서종혁 세계대회 집행위원장…“시장창출” 전략 강조
“오스트리아는 학교급식에 유기농산물을 쓰는 등 관급 수요가 늘면서 유기농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우리도 학교급식에 유기농산물을 공급하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세계유기농대회 한국조직위원회 서종혁(65·사진) 집행위원장은 2일 경기 남양주시 세계유기농대회 행사장에서 “한국의 유기농업이 아시아에서는 최고 수준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독일·오스트리아·스위스 등은 전체 농사면적의 10% 이상인 데 견줘 우리는 1%가 채 안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서 위원장은 유기농업이 발전하려면 정부의 기술·재정 지원 등이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시장수요의 창출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과거 15년 동안 시행해온 ‘저농약→무농약→유기농’이라는 단계적 발전 전략을 폐기하고, 이를 엄격히 구별하는 유기농 인증제를 실시해 소비자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농약, 무농약 농산물도 친환경 농산물로 분류되다 보니, 농민들도 쉬운 길을 선택하고 소비자들도 선택에 혼란을 겪고 있다”며 “이런 제도 탓에 유기농산물의 가치와 우수성이 부각되지 못한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서 위원장은 오스트레일리아나 아르헨티나가 그랬던 것처럼 한국도 이번 세계유기농대회 개최를 계기로 유기농업이 크게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살림, 아이쿱 생협 등 연간 3~4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생협의 국제화를 통해서도 유기농업시장을 키울 수 있다며, 이들 기업들의 사회 공익적 기능을 당부했다.
서 위원장은 이번 제17차 세계유기농대회는 생산자 중심, 학술대회 중심으로 열린 역대 대회와 달리 유기농업박람회, 지-푸드쇼, 슬로푸드대회 등 다양한 부대 행사들을 통해 소비자인 일반 관람객들이 대회를 다채롭게 참관하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농촌경제연구원에서 30년 일한 뒤 한경대 연구교수로 재직중인 서 위원장은 4일 열리는 국제유기농업운동연맹(아이폼) 총회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이사에 출마했다. 남양주/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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