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자원관 ‘소리도감’ 발간
소리로 귀뚜라미를 구별할 수 있을까?
한반도에 서식하는 귀뚜라미는 모두 40종. 귀뚜라미는 종마다 다른 소리를 낸다. 가을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귀뚜르르’ 하는 소리의 주인공은 ‘왕귀뚜라미’다. 왕귀뚜라미 수컷은 주로 한밤중 어두운 구석에 자리잡고 강약과 고저가 뚜렷한 소절의 울음소리를 낸다.
국립생물자원관은 1일 귀뚜라미 소리를 구별해 녹음한 <한반도 귀뚜라미 소리도감>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한반도에 서식하는 귀뚜라미 가운데 소리를 내지 않거나 북한 등에 살아 소리를 담기 어려운 5종을 제외한 35종의 울음소리를 담았다.
방울벌레라고도 불리는 방울귀뚜라미는 한밤중 ‘링-링-링’ 하고 매우 낭랑한 목소리로 운다. 하나의 곡조는 5초 이상 유지되며 3~5마디의 짧은 음절이 반복된다. 지역과 연령, 상황에 따라 울음소리의 변이가 많은 편이다. 한반도 최남단 마라도에만 사는 점날개털귀뚜라미의 울음소리도 담았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08년부터 한국 자생생물의 소리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곤충 85종, 조류 32종, 양서류 13종, 포유류 11종 등 자생생물 141종의 음향 데이터를 수집하는 등 ‘생물소리은행’을 구축하는 중이다. 또한 귀뚜라미 도감 외에 여치, 새, 개구리의 종별 소리를 녹음해 담은 소리도감도 지난해 펴냈다.
귀뚜라미 등 4종의 소리도감은 국립생물자원관의 생물다양성도서관 전자책 서비스(www.nibr.go.kr/e-book)에서 읽고 들을 수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앞으로 박쥐와 매미의 소리도감도 발간할 예정이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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