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밤 최저기온 ‘29도’
제10호 태풍 ‘담레이’가 2일 중국 쪽으로 빠져나간 뒤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를 완전히 뒤덮어 당분간 무더위와 열대야 현상이 계속될 전망이다. 전북 전주의 밤 최저기온이 29도에 이르는 등 전국 곳곳에서 ‘낮 같은 밤’이 이어졌다.
기상청은 2일 “태풍 담레이에 기압계가 흔들려 발달한 동풍의 영향으로 기온이 상승한 수도권과 충청지방을 중심으로 전국에 폭염특보와 열대야가 다음주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1일 밤 9시 괌 북쪽 1000㎞ 해상에 열대저압부(태풍 전단계)가 발달해 서진하고 있어 다음주 중반에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예보했다.
1일 낮 37.4도까지 치솟은 전주에서는 새벽까지도 온도가 떨어지지 않아 오전 5시20분의 29도가 최저기온으로 기록됐다. 이는 1918년 전주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값으로, 일 최저기온 극값으로도 4번째로 높다. 이날 동풍이 유입된 강원도 속초의 낮 최고기온은 이보다 낮은 27.4도에 불과했다.
지난달 전국 45개 지점의 평균 폭염일수가 6.1일에 이를 정도로 더운 날이 이어지면서 도시 중심의 열대야 행진도 끝나지 않고 있다. 대구는 지난달 22일 밤부터 1일 밤까지 열하루째, 부산과 포항은 열흘째, 서울은 엿새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도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동풍이 유입되면서 ‘푄현상’으로 서울·경기 지방을 중심으로 무더운 날이 계속됐다. 낮 최고기온은 서울의 경우 35.5도까지 올라 2004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았으며, 동두천 36.1, 문산 35.9, 전주 35.8, 원주 35.8, 홍천 35.7, 대전 35.4, 밀양·대구 34.9도 등이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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