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빨라져 낮 12시께 서울과 200km 지점 통과
제주선 중국 어선 2척 침몰해 선원 30여명 실종
제주선 중국 어선 2척 침몰해 선원 30여명 실종
태풍 ‘볼라벤’이 낮 12시부터 서울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의 태풍 진로를 보면 볼라벤은 갈수록 속도가 빨라져 28일 정오께 서울과 200여㎞ 떨어진 서해상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볼라벤은 오후 2시께 서울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에서는 새벽부터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트위터 등에서는 서초구 남부터미널 근처 가로수가 쓰러졌다는 소식 등이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아침 8시께까지는 서울시에 공식적인 사고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볼라벤은 초속 30m 이상의 강한 바람과 비를 동반할 전망이다. 초속 30m는 시속으로 환산하면 108km에 달하고, 이는 사람이 서 있기 힘들고 나무가 뿌리째 뽑힐 수 있는 정도의 강풍이다.
볼라벤이 북상하면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인천기상대는 28일 오전 7시를 기해 서해5도를 포함한 서해 중부 전해상에 내려진 태풍주의보를 태풍경보로 대치했다. 기상대에 따르면 오전 7시40분 현재까지 이 지역 순간 최대풍속은 초속 14.8m다. 기상대는 볼라벤의 영향이 본격화하는 오후 초속 35m까지 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했다. 인천 앞바다 파도는 1m 높이로 다소 잔잔하게 일고 있으나 앞으로 6~9m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대전·충남·세종에서는 가로수가 넘어지고 시설물이 떨어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대전시와 충남도·세종시 종합방재센터에 따르면 오전 7시 현재 대전과 서천, 서산, 천안, 당진 등에서 가로수 10여그루가 넘어졌다. 간판 추락 6건, 지붕 파손 4건 등이 발생했으나 인명 피해나 정전 사태는 없었다. 서해상에 최고 4m의 높은 파도가 일면서 충남 7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은 전면 통제됐다. 최대방류량을 초당 500t으로 늘린 대청댐은 현재 초당 400t가량을 방류하고 있다.
앞서 볼라벤이 지나간 남부지방에선 피해가 컸다. 제주 서귀포시 화순항 외항에 정박해 있던 중국 어선 2척이 높은 파도로 침몰했다. 이들 어선에는 17명씩 모두 34명의 선원이 타고 있었는데, 이들 가운데 31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침몰 사실은 선원 중 3명이 육상으로 헤엄쳐 나오면서 전해졌다. 해경은 전날 중국 어선이 서귀포 바다에 위태롭게 떠있는 것을 발견하고 중국 정부에 해당 선박들을 대피시켜 주도록 요청한 뒤 레이더로 위치를 추적해왔다.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정전 피해가 잇따랐다. 광주, 여수, 해남, 강진, 고흥, 보성, 화순, 장흥, 나주 등 광주·전남 17곳에서 7만6000여가구가 정전됐다. 오전 4시30분께 광주 남구 방림동에서 3700가구가 정전돼 한전 관계자들이 복구에 들어갔다. 오전 3시10분께는 전남 나주시 다도면에서 3000가구 이상이 정전돼 복구 중이다.
볼라벤의 영향으로 차량 2000여대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급격히 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27일 제주도와 남부 지방에 강풍이 불고 300㎜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려 2000여대의 차량이 침수되거나 파손돼 100억원의 피해가 난 것으로 추산됐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밤사이 태풍이 남부지방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적지 않은 차량이 물에 잠겼다”며 “정확한 피해는 집계해봐야 알겠지만 태풍 ‘매미’와 맞먹는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2003년 태풍 매미 때는 차량 4만1000여대가 물에 잠겨 911억원의 피해가 생겼다.
유강문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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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이 오전 10시 발표한 15호 태풍 볼라벤의 이동 예상 경로. 오후 3시께 서울에서 서쪽으로 약 120km 떨어진 해상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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