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과 혹한으로 유난히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는 산양들이 생존을 위해 영역 다툼을 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폭설·굶주림에 탈진…구조 잇따라
국립공원설악산에 고지대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산양들이 폭설과 먹이 부족으로 탈진해 구조되는 사례가 잇따르는 등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 3일 설악산에서 탈진 상태에 있던 5년생 수컷 산양 한 마리를 서식지 순찰 중 발견해 구조한 것을 시작으로, 10일 2마리, 16일 1마리, 23일 2마리 등 올해 들어서만 모두 6마리의 산양을 구조해 공단 종복원기술원 복원센터로 이송해 보호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산양은 숲 바닥에 떨어진 열매나 갈잎 등을 먹으며 겨울을 나는데, 눈이 쌓여 먹이를 구하기 어렵게 되면 부족한 양질의 서식지를 놓고 서로 경쟁을 벌이다 밀려난 개체들이 먹이부족으로 탈진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 공단의 설명이다.
국립공원공단은 이날 암컷 산양 두 마리가 안정적인 서식지 확보를 위해 서로 뿔을 맞대고 다투는 모습이 찍힌 무인카메라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산양이 서식지 확보를 위해 다투는 행동이 동영상으로 촬영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북부복원센터 송병철 팀장은 “겨울철에 폭설로 먹이를 찾다 탈진한 산양이 숨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번 겨울은 특히 큰 눈과 한파가 잦아 산양들의 먹이 활동이 더욱 힘든 것으로 판단된다. 구조해 보호 중인 산양들은 회복되는 대로 설악산 대신 월악산국립공원에 풀어 놓아 국내 산양의 유전적 다양성을 높이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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