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니쿠이족 의장 니나와 후니쿠이와 셀리우 베르망 박사
아마존 토착 후니쿠이족 의장 니나와 후니쿠이
다국적기업 개발로 열대우림 파괴
주변국들 재정 부족해 보존 한계
“한국 DMZ 생태계 훼손도 막아야”
다국적기업 개발로 열대우림 파괴
주변국들 재정 부족해 보존 한계
“한국 DMZ 생태계 훼손도 막아야”
“아마존의 파괴는 지구를 파괴하는 일입니다. 아마존의 숲과 강을 지키는 일에 한국인들도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브라질 아크리주에 사는 열대우림 아마존 토착민 후니쿠이족의 의장인 니나와 후니쿠이(35·왼쪽)가 지구 반대쪽 나라 한국을 찾아와 아마존의 가치와 훼손 실태를 알리고 보전을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상파울루대학 교수 셀리우 베르망(60·오른쪽) 박사와 함께 지난 26일 경기도 고양시 한강하구 장항습지를 견학한 데 이어, 27~28일 세계 유일의 분단 현장인 휴전선 인근 민간인 출입통제구역 파주시 도라산 전망대와 통일촌 마을, 연천군 태풍전망대, 군남댐 등을 둘러봤다.
이들은 27일 오후 파주시민회관에서 문산여고 환경동아리 등 청소년과 시민 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아마존의 눈물’을 제목으로 강연에 나서, 다국적 기업의 무분별한 개발로 파괴된 아마존과 토착민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고발했다.
브라질, 페루, 에콰도르, 콜롬비아 등 남아메리카 9개 나라에 걸쳐 있는 아마존은 남한 면적의 70배인 690만㎢의 거대한 열대림이다. 1만여명의 후니쿠이족을 비롯해 180개 언어를 사용하는 320여 종족의 토착민 40여만명이 수렵과 채취를 하며 자연에 기대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나와 후니쿠이 의장은 “미국 등의 다국적 기업이 앞다퉈 아마존에 댐을 건설하고, 석유·가스를 개발하고, 가축 방목을 위해 나무를 잘라낸 뒤 풀과 옥수수·콩을 심고 있다. 아마존의 열대우림을 지키는 힘겨운 싸움에 한국 국민들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전세계 동식물의 30%가 사는 아마존 열대우림은 세계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25%를 흡수하며 산소의 20% 이상을 만들어내는 지구의 허파다. 지구와 인류의 생존을 위해 절대적으로 보존이 필요한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베르망 박사는 “아마존을 끼고 있는 나라들도 숲 훼손을 막고 있지만 재정 부족으로 실질적인 지원책이 없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니나와 후니쿠이 의장은 비무장지대(DMZ) 일대를 방문한 뒤 환경단체와 한 간담회에서 “환경은 군대의 통제에 의해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스스로 힘으로 지켜야 한다. 디엠제트의 생태계 보전을 위해 힘쓰는 것도 아마존을 지키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일촌 마을박물관에선 “한국의 통일을 기원한다”는 글귀를 남기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21일 전남 순천시의 초청으로 순천국제정원박람회에서 열린 아마존 심포지엄에 참석하러 에콰도르 아마존 토착민 등과 함께 방한했으며, 새달 4일까지 전국을 순회할 예정이다.
파주/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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