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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전문가 “철새 주범론은 성급한 판단…가금류서 전염 가능성”

등록 2014-01-22 20:17수정 2014-01-22 22:52

“가창오리들 도래 시기와
오리들 폐사 시기 두달 차이 나고
철새 폐사 원인 AI로 보기 어려워”
‘농림부의 책임 피하기’ 비판도
전북 고창과 부안 일대의 오리농장에서 최근 발생이 확인된 조류인플루엔자(AI)를 철새인 가창오리가 옮긴 것으로 보는 정부의 판단에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이 “성급하고 위험한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환경운동연합은 22일 성명을 내어 “조류인플루엔자가 철새 폐사 직접 원인이 아닐 수 있는데도 철새를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주범으로 모는 것은 성급하고 실효성 없는 방역 대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위험한 판단일 수 있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죽은 오리들에서 발견된 고병원성 H5N8형 바이러스가 가금류 내에서 조합돼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가창오리들이 도래한 시기와 오리들이 폐사한 시기가 두 달가량 차이가 나는 점, 죽은 철새 수가 조류인플루엔자에 의한 집단 폐사로 보기에는 적다는 점 등을 가창오리를 조류인플루엔자의 주범으로 보기 어려운 근거로 들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21일인 것을 고려하면, 이미 11월 초에 도래한 가창오리가 두 달 가까이 지난 12월 말께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퍼뜨렸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현재까지 죽어서 수거된 철새가 100여마리에 불과한 것으로 볼 때 죽은 철새들이 모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폐사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먹이 부족, 장거리 비행에 따른 체력 저하, 태생적 질병 등으로 자연 도태했을 수도 있어, 조류인플루엔자가 직접적 사인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 상태인 시베리아에서 고병원성인 H5N8형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게 된 배경’, ‘동림저수지와 영암호 등에서 추가 폐사가 발생하지 않는 이유’ 등이 설명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이들이 정부의 판단을 성급하다고 보는 근거다.

일부 조류 전문가들도 비슷한 견해를 보인다. 이기섭 한국물새네트워크 대표는 “조류인플루엔자를 가창오리가 옮긴 것이라면 이들이 이동한 경로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해야 한다. 과거 조류인플루엔자 사례를 보면 가창오리에서 가금류로 옮겨진 것이 아니라 반대 방향으로 옮겨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여길욱 한국도요새학교 대표도 “고창 주변의 동림저수지를 찾는 가창오리들은 금강 하구와 새만금 사이를 며칠 사이에 이동하면서 채식 활동을 하는데, 그렇다면 이쪽(금강 하구와 새만금)에 있는 가금류 사육 농가로도 피해가 확산됐어야 한다”며 가창오리가 조류인플루엔자를 매개했다는 판단에 의문을 제기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농식품부가 무리하게 철새 주범론을 거론하는 것은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을 통제하지 못한 책임을 피하기 위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공장식 밀폐 사육으로 인한 면역력 약화에 따른 발병 가능성, 황사에 의한 전파 가능성, 토착 가축전염병화 가능성 등에 대한 과학적인 조사를 요구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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