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북지역의 이모작 확대가 한국의 여름철 기후변화의 한 원인임을 입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2012년 여름 가뭄 상황.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서울대 허창회 교수 연구팀 발표
첫 수확 뒤 6~7월까지 흙만 덮여
한반도 3배 면적 일시적 사막화
한국 강수량 변화에 큰 영향
첫 수확 뒤 6~7월까지 흙만 덮여
한반도 3배 면적 일시적 사막화
한국 강수량 변화에 큰 영향
중국 화북지역의 이모작 확대가 한국의 여름철 기후변화의 한 원인임을 입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허창회 교수가 이끈 서울대와 미국 항공우주국·캘리포니아주립대 공동 연구팀의 이 연구 논문은 9일 기후변화 관련 유명 학술지인 <네이처 클라이밑 체인지> 온라인판에 실렸다.
12일 이 연구 논문을 보면, 중국은 1980년대 중반부터 중국 최대 곡창지대인 화북지역의 식량 생산을 늘리려고 당시까지 일모작으로 옥수수를 재배하는 경작 방식을 봄에 밀을 수확하고 여름에 옥수수를 심는 이모작으로 바꿨다.
허 교수팀이 연구해보니. 이런 경작 형태 변화는 한국의 장마철인 6~7월에 화북지역의 최대 일교차를 1.3도 끌어올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급격한 온도 변화의 원인은 밀을 수확하고 난 뒤, 파종한 옥수수가 싹이 틀 때까지 사이인 6~7월에 농경지 표면이 흙으로만 덮힌 상태가 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반도에서 서울~부산 거리의 두세 배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한반도 전체 면적의 세 배 가까운 거대한 사막이 일시적으로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런 사막화는 장마 기간인 6~7월 한국의 강수를, 강수량이 적은 해에는 더 적게, 강수량이 많은 해에는 더 많게 극단화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분석 결과 강수량이 많을 때는 120㎜를 더 내리게 했고, 적을 때도 같은 양만큼 강수량을 줄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6~7월 강수량이 600㎜가량인 사실을 고려하면 화북지역의 이모작으로 20% 정도의 강수량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허 교수는 “이모작을 하며 첫 농작물을 수확한 뒤부터 두 번째 농작물을 파종해 싹이 트기 전까지 중간에 일시적으로 사막화가 발생하는 시기가 마침 우리의 장마철과 겹쳐 장마의 세기를 더 강화시키고 있다”며 “농업 활동의 변화가 동북아 여름철 기후변화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관측 자료로 확인하고 그 메커니즘을 증명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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