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환경

‘환경평가 전문기관’이 설악산 케이블카 ‘경제성 부풀리기’ 주도

등록 2015-08-16 20:17수정 2015-08-17 08:21

환경영향평가가 주 업무인 ‘환경정책평가연구원’
탑승료 모두 ‘성인 요금’으로 산정하는 등
‘비용 대비 편익 수치’ 양양군보다도 높게 제시
1971년 운행을 시작한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 한겨레 자료사진
1971년 운행을 시작한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 한겨레 자료사진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하 연구원)이 최근 논란이 된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의 경제성 부풀리기를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영향평가가 주 업무인 기관이 사업을 추진하는 강원도 양양군보다 더 경제성을 부풀리고 나선 배경이 규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가 16일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통해 입수한 양양군의 ‘경제성 분석 잠정 결과 보고서’와 연구원이 이를 검증해 작성한 ‘검증 보고서’에 나와 있는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의 4가지 ‘편익-비용(B/C) 비율’을 대조해 봤더니, 연구원이 제시한 값이 0.910, 1.285, 1.285, 1.249로, 양양군의 0.727, 1.237, 1.124, 1.102보다 모두 높았다. 편익을 비용으로 나눈 이 비율이 1을 넘으면 경제성이 있고, 반대면 경제성이 없다는 의미다. 연구원의 보고서는 지난달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에 심의 참고용으로 제출됐다.

연구원이 계산한 편익-비용 비율이 모두 양양군이 제시한 비율보다 높은 것은 미래의 편익·비용을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할인율을 낮추고 탑승료 수입을 부풀린 결과다. 연구원은 할인율은 회사채 평균금리(3.31%)를 적용했는데,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정한 ‘예비타당성조사 수행을 위한 일반지침’의 사회적 할인율(5.5%)을 따르지 않은 것이다. 양양군의 ‘잠정 결과 보고서’를 보면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에서는 할인율이 1% 내려가면 편익-비용 비율은 평균 0.054~0.055 올라간다.

연구원은 또 모든 케이블카 탑승객을 1만4500원의 탑승료를 내는 성인으로 간주했다. 요금 할인을 받는 어린이·장애인 등을 고려해 1만3175원의 평균 객단가(요금)를 적용한 양양군보다 수입을 부풀려 편익을 10%가량 높게 잡은 것이다.

‘케이블카 개통 첫해 몰려든 탑승 인파가 30년간 유지된다’는 등 비현실적 가정을 제거하고 오색지역과 양양군 방문객 대비 탑승률 기준으로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계산한 편익-비용 비율은 평균 1.148이다. 여기서 탑승료 거품, 할인율 과소계산 등을 고려하면 이 비율은 1 아래로 떨어져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 관계자는 “과거 분석에서도 성인 요금을 적용했던 만큼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양양군이 제시한 평균 객단가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사회적 할인율 5.5%도 금리가 높았을 때 정해진 것이어서 그대로 적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설악산 오색지구와 끝청봉 3.5㎞를 잇는 케이블카 사업은 국립공원위원회의 반대로 진척되지 않다가 지난해 10월 박근혜 대통령이 강원도를 방문해 “조기에 추진됐으면 한다”고 언급한 뒤 속도를 내고 있다. 국립공원위원회는 이달 안에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지금 당장 기후 행동”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