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환경

지구환경 지키기, 불편 감수 요구해야

등록 2015-12-29 20:33수정 2015-12-30 08:58

연합뉴스
연합뉴스
얼마 전 파리에서 열린 기후회의에서 채택된 파리협정은 우리 사회에 ‘지금과 같은 온실가스 배출은 국제사회에서 더 이상 용인되지 않을 것’이란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 약속한 2030년 배출량 전망치(BAU) 대비 37%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려면 무엇보다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에너지 다소비 산업들이 생산 공정 변경과 에너지 효율화 등을 통해 대폭 감축해야 한다. 하지만 사회 각 부문에서 십시일반으로 거드는 것도 중요하다. 자원 절약뿐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과도 직결되는 재활용 부문도 예외가 아니다. 이런 점에서 환경부가 추진해온 빈병 보증금 인상이 애초 계획했던 내년에서 한해 더 뒤로 미뤄진 것은 유감스럽다. 지난해 시행을 목전에 두었다가 산업계의 반발에 떠밀려 이뤄진 저탄소차 협력금제 연기 사태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빈병의 회수와 재사용을 늘리기 위해 1985년부터 빈병 보증금제를 시행되고 있다. 빈병 보증금은 1994년 이후 소주병 40원, 맥주병 50원으로 동결돼 있다. 대부분의 가정이 보증금을 포기하고 빈 술병을 다양한 유리병들이 이미 들어 있는 재활용품 자루에 던져 넣는 이유다. 그러다 보니 깨지거나 흠집이 나기 일쑤여서 빈병 재사용률은 독일, 일본 등 선진국보다 10%가량 낮고, 재사용 횟수는 4~5분의 1에 머물고 있다.

모든 물가가 올랐는데 빈병 보증금만 20년 이상 묶여 있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환경부가 소주병과 맥주병 빈병 보증금을 각각 100원과 130원으로 올리려던 ‘비정상의 정상화’ 시도는 그러나 환경부보다 주류업계에 더 귀를 연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에 의해 죽을 고비를 넘기고 시행이 1년 늦춰졌다. 지난 11월말 열린 규제개혁위원회는 빈병 보증금 인상 계획이 소비자에게 부담을 줄 것이라며 철회하도록 결정했다가 지난 24일 재심에서 1년 유예 뒤 2년간만 시행하고 존치 여부를 재검토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소비자 부담을 내세운 규개위의 이런 배려를 고마워해야 할까?

집안을 청결하게 유지하려면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지 않고 자주 청소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지구 환경을 지키는 일도 마찬가지다.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는 것이 우리 경제가 살 길이라는 것은 누구나 쉽게 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러려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초기 비용과 불편을 감수할 각오를 해야 한다. 2년 뒤 끝나는 현 정부의 역할은 이를 위한 초석을 놓는 것이다. 그러려면 산업계와 국민들에게 불편을 감수하도록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당장의 고통을 피하려는 요구에 밀려 이를 뒤로 미루면 그만큼 다음 정부와 미래세대가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

김정수 선임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지금 당장 기후 행동”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