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줄다 최근 3년새 10% 늘어
환경과학원, 뚜렷한 원인 못찾아
환경과학원, 뚜렷한 원인 못찾아
2005년 이후 계속 감소하던 우리 국민의 핏속 납 농도가 지난 2012~2014년 사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그 원인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납은 인체에 축적돼 신경·인지 발달을 저해하고 암을 일으키기도 하는 대표적 중금속이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2012년부터 3년 동안 진행해 4일 발표한 ‘제2기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 결과를 보면, 핏속 납 농도 평균은 피 1dL에 1.94㎍(마이크로그램·백만분의 1g)로 제1기(2009~2011년) 조사 때의 1.77㎍/dL와 견줘 9.6% 높아졌다. 1.94㎍/dL는 미국인 평균인 1.38㎍/dL(2007~2008년 미국 건강영양조사 결과)보다는 높지만, 독일인 평균인 3.07㎍/dL(1998년 독일 환경조사 결과)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농도 자체가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지만 2005년 환경부 조사에서 2.66㎍/dL를 기록한 이후 2008년 1.98㎍/dL, 2009~2011년 1.77㎍/dL로 감소하던 추세가 중단되고 다시 증가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감소세를 이어오던 핏속 납 농도가 증가한 것에 대해 국립환경과학원은 뚜렷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인체의 중금속 축적은 주로 음식물 섭취를 통해서 이뤄지는데, 3년 사이에 국민의 식습관이 갑자기 바뀌기는 어렵다. 또 다른 경로인 공기 중 노출에도 용의점을 두기 힘들다는 것이 과학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의 대기 중 납 농도는 1998년 1㎥에 0.0959㎍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조사 표본도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 6478명이나 돼 오차의 가능성도 높지 않다.
국립환경과학원 환경보건연구과 백용욱 연구사는 “국민의 식습관이나 대기 중 납 농도 상태를 볼 때 어디에서도 상관성을 두기 어려워 국민 혈중 납 농도 감소가 한계에 도달한 상태에서 조금씩 변동하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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