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라 의원 255개 점검카드 확인, “절반 가량 배터리 상태 표시 잘못”
심정지 등에 의한 돌연사가 국립공원 안 사망사고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처하기 위한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심장자동제세동기(AED)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신보라 의원(새누리당)은 4일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제출한 최근 5년 동안의 전국 국립공원 자동제세동기(AED) 점검카드 일지를 살펴봤더니 허위 작성되거나 정상 작동에 필요한 배터리 잔여 수명을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 등의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 5년간 국립공원 내에서 발생했던 사망사고의 115건 가운데 절반인 58건을 차지하는 심장돌연사를 줄이기 위해 직원 심폐소생술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국립공원 안 거점 202개소에 자동제세동기 255대를 설치해놓고 있다.
신 의원실이 확인해본 결과, 국립공원의 255개 자동제세동기 점검카드 가운데 작성자가 다른데도 글씨체는 동일한 것으로 보여 허위작성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20%인 49개였고, 배터리 잔량을 나타내는 표시등 숫자를 적지 않고 ‘양호’, ‘정상’, ‘0’, 체크 표시 등으로 잘못 기입한 경우가 절반 가량인 124개였다.
신 의원은 “2년 전에 설치된 81개의 자동제세동기 점검카드 가운데 배터리 숫자가 제대로 기입된 경우는 36개뿐인데, 이 가운데도 절반이 넘는 20개는 배터리 수명을 나타내는 숫자가 2년 이상 동일했다”고 설명했다. 국립공원에 설치된 자동제세동기의 배터리는 유통기한이 4년 정도인 소모형이어서 매달 기록하는 배터리 잔량 표시가 2년 이상 변동 없는 것은 허위 기재로 판단된다는 것이 신 의원실의 설명이다.
신 의원은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제대로 된 자동제세동기 운영 메뉴얼이 없는 상태에서 직원들이 점검카드 작성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작성하는 것이 원인의 한 부분”이라며 “조속히 자동제세동기를 점검하고 체계적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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