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간 폐기물량 2만 2310드럼
“저장 용기 부식진행·설계잘못” 지적 잇따라
대전의 한국원자력연구소는 이미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과 다르지 않았다.
원자력연구소의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및 사용후 연료봉 임시 저장은 1985년 서울 공릉동 옛 한국원자력연구소가 문을 닫으면서 보관하던 방사성폐기물을 200ℓ 드럼에 시멘트 고화 처리해 이송하면서 시작됐다.
올 10월 말 현재 원자력연구소가 보관하고 있는 중저준위 폐기물은 연구용원자로인 하나로에서 나오는 폐기물에 핵연료 가공시설에서 나온 방사성폐기물 5310드럼과 병원 등지에서서 배출된 방사성동위원소 폐기물 5155드럼을 더해 모두 2만2310드럼에 이른다. 또 사용후 핵연료봉이 315다발이 보관돼 있다.
그러나 대전 임시저장 방사성폐기물이 원자력발전소 전체 저장량의 3분의 1 수준인데도 관리에는 허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원자력연구소와 원자력연료㈜ 등의 사용후 핵연료와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에 대한 2003~2004년 정기검사 결과를 보면 54건의 권고·지적이 잇따랐다.
결과보고서는 “원자력연료㈜의 경우 방사성폐기물 저장 때 용기가 부식되지 않도록 제습기 등을 사용해야 함에도 저장고 내부에 습기가 차 있어 일부 드럼에서 부식이 진행돼 방사성 물질의 누출 우려가 있다”며 “다음 정기검사 때까지 재도장할 것”을 지시했다. 또 한국원자력연구소는 핵연료봉 저장시설의 층간 높이를 70㎝로 된 설계와 달리 50㎝로 제작해 저장용량을 720개 연료봉에서 792개로 늘려놓았다고 지적됐다.
통계수치의 정확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동당 대전시당이 산업자원부에 정보공개 청구를 해 9월30일에 받은 방사성폐기물 현황 자료에는 ‘조사후 시험시설’의 ‘PWR 핵연료봉’이 70다발로 나와 있는 데 반해 과기부가 지난달 15일 국제원자력기구에 제출한 ‘국가보고서’에는 24다발로 기록돼 있다.
한편, 원자력안전기술원 2004년 연보 통계를 보면, 원자력 시설에서 환경으로 배출된 기체 및 액체 방사성유출물로 이론적으로 계산한 분기별 주민피폭선량은 법적 기준치를 넘지는 않았지만, 대전이 4개 원전 주변보다 최고 100배 높게 나타났다.
또 실제 시료 분석에서도 대전의 원자력 이용시설 주변에 설치한 방사선감지기로 측정한 공간직접선량의 경우 원자력발전소 주변보다 높게 나타났다.
김양호 민주노동당 대전시당 사무처장은 “원전 지역은 지자체와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민간환경감시기구가 활발히 활동을 해 원전 쪽이 방사성폐기물 처분 안전성에 신경을 쓰는 반면, 대전지역은 방사성폐기물 저장 사실 자체가 주민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아 상대적으로 감시가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김양호 민주노동당 대전시당 사무처장은 “원전 지역은 지자체와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민간환경감시기구가 활발히 활동을 해 원전 쪽이 방사성폐기물 처분 안전성에 신경을 쓰는 반면, 대전지역은 방사성폐기물 저장 사실 자체가 주민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아 상대적으로 감시가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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