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증식으로 미꾸라지에서 태어난 미호종개 새끼들.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서식하고 있으나 절멸 위험이 높은 민물고기 ‘미호종개’를 미꾸라지를 이용해 인공 증식하는 시도가 성공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22일 초저온 동결 보존 기술을 적용한 야생생물 1급 ‘미호종개’의 생식줄기세포를 미꾸라지에게 이식해서 얻은 수정란으로 미호종개 새끼 7576마리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미꾸라지와 흡사한 미호종개는 물의 흐름이 느린 맑은 여울에서 부착 조류와 동물성 플랑크톤을 주로 먹고 살아가는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1984년 충북 미호천에서 처음 발견됐다. 하지만 이후 수질 오염과 하천 개발 등의 영향으로 현재 거의 절멸 상태에 놓여 보존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요구가 높았다.
생물자원관은 “미호종개 증식을 통해 초저온 동결 보존 생식줄기세포를 활용한 어류 증식·복원 기술을 확립했다”며 “자연 개체의 사육을 통한 증식·복원에 비해 유전적 다양성 보존에 유리할 뿐 아니라 해당 종이 절멸된 뒤에도 복원이 가능한 최후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저온 동결 보존은 영하 136도 이하의 초저온에서 모든 생명 활동이 일시적으로 정지되는 원리를 이용해 생물자원을 장기 보존하는 기술이다.
이번에 인공증식된 미호종개 새끼들은 자연산 미호종개와 유전적으로 동일하고 정상적인 발생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 서식 환경에 투입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이번 연구 결과와 유사한 사례가 없어 생식능력, 수명 등에 대한 면밀한 연구를 수행한 후에 방류 여부를 고려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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