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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남극 오존 회복 불구 인구 밀집 중·저위도지역 오존은 계속 감소”

등록 2018-02-08 11:54수정 2018-02-08 14:24

미국·영국 등 20개 기관 과학자 공동연구 <대기화학과 물리학>에 발표
“남·북위 60도 사이 지역 하부 성층권 오존 지속적 감소 가능성 99%”
“극지보다 자외선 강력·인구밀집해 잠재위험 커…원인 파악해야” 제안
남극의 오존 구멍은 오존층 파괴물질을 규제한 몬트리올의정서의 성과로 2006년 이후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으나, 인간과 지구의 생명체 대부분이 살아가는 남·북위 60도 사이 저위도와 중위도 지역 하부 성층권의 오존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항공우주국(NASA) 제공
남극의 오존 구멍은 오존층 파괴물질을 규제한 몬트리올의정서의 성과로 2006년 이후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으나, 인간과 지구의 생명체 대부분이 살아가는 남·북위 60도 사이 저위도와 중위도 지역 하부 성층권의 오존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항공우주국(NASA) 제공
남극 상공의 구멍난 오존층은 회복되고 있지만 지구 인구 대부분이 살아가는 저위도와 중위도 지역 성층권 오존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학계에 보고돼 주목을 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해양대기청(NOAA),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ETH Zurich),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등 6개 나라의 20개 국립·민간 연구기관 소속 과학자들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유럽지구과학연맹에서 발간하는 학술지 <대기화학과 물리학>에 6일 실린 논문에서 “북위 60도와 남위 60도 사이의 성층권 하층에서 오존이 1998년 이후 계속 감소해왔다는 다양한 증거가 있다. 상부 성층권에서는 오존이 회복되고 있음에도 하부 성층권에서는 오존이 줄어들어 남북위 60도 사이 성층권 오존 감소를 초래하고 있음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은 “하부 성층권에서 지속적인 오존 감소를 초래한 원인은 아직 분명치 않아, 그 원인을 신속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나사는 지난달 남극 상공의 오존층에 나 있는 구멍의 면적이 지난 10년 간 20% 줄어드는 등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오존층이 중요한 것은 지구 생명체에게 중요한 보호막이기 때문이다. 대기오염물질에 의해 만들어지는 유해물질인 대류권 오존과 달리 성층권 오존은 산소 분자가 강한 자외선에 의해 쪼개졌다 재결합하면서 만들어진 뒤 성층권에 고루 퍼져 지표로 유해한 자외선이 쏟아지는 것을 가려준다. 이런 오존층의 기능을 생각하면 인간이 별로 살지 않는 남극을 포함한 고위도 지역의 오존 구멍 회복 못지 않게 인간과 지구의 생명체 대부분이 살아가는 저위도와 중위도 지역의 오존층 약화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연구팀은 지난 30년 동안 누적된 위성관측 결과와 최신 모델링을 결합한 분석을 통해, 중위도 지역의 경우 고도 13~24㎞, 저위도 지역의 경우 고도 17~24㎞에 해당하는 하부 성층권의 오존이 1998년 이후 남북위 60도 사이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왔을 가능성이 99%라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같은 지역의 최고 고도 48㎞까지 올라가는 전체 성층권에서 1998년 이후 지금까지 오존이 계속 감소해왔을 가능성도 95%로 제시했다.

연구팀은 또 1998년부터 2016년 사이 성층권과 대류권을 포함한 대기권 전체 오존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는 것으로 분석하고, 이것을 대류권 발생 오존 증가와 염화불화탄소(CFC)와 할론 같은 오존파괴 물질 사용을 규제한 몬트리올의정서가 효과를 낸 결과로 해석했다.

연구를 이끈 취리히 연방공대 대기기후과학연구소의 윌리엄 볼 박사는 대학이 배포한 연구보도자료에서 “몬트리올 의정서 덕분에 고도 30㎞ 이상 상부 성층권의 오존은 1998년 이후 상당히 증가했고, 극지 상공 성층권(의 구멍난 오존층)도 회복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하부 성층권에서 오존이 감소하다보니 대기권 전체 오존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는 ”고도 15㎞ 이하의 대류권에서 인간 활동으로 만들어져 스모그의 원인이 되는 오존도 위성 측정에서 성층권 오존 감소를 일부 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부 성층권의 오존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이유는 연구팀도 확실히 모른다. 다만 이들은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한다. 하나는 기후변화에 따른 대기순환 변동이고, 다른 하나는 염소와 브롬을 함유한 단수명 물질(VSLSs·Very short-lived substances)의 증가다. 솔벤트와 같은 화학물질에 함유돼 있는 단수명 물질들도 몬트리올의정서에 따른 규제 대상 물질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오존을 파괴하는 성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볼 교수는 보도자료 인터뷰에서 “하부 성층권 오존 감소는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가장 뛰어난 대기순환모델들로도 예측하지 못한 놀라운 발견”이라며 “단수명 물질들이 이 모델들에서 고려하지 못한 요소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부 성층권 오존의 지속적인 감소는 인간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 연구팀의 논문은 이런 의문까지는 다루지 않고 있다. 하지만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참여한 연구자들의 말이다.

논문 공동저자인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기후변화와환경연구소의 조안나 헤이 교수는 대학이 배포한 연구보도자료 인터뷰에서 “(오존층 감소의) 잠재적 위험성은 극지보다 저위도에서의 사실 더 나쁠 수 있다. (저위도 지역의 오존층) 감소 정도가 몬트리올의정서가 발효되기 전 우리가 극지에서 본 것보다는 덜하지만, 이 지역은 자외선 방사가 더 강력하고 더 많은 사람이 산다”고 말했다. 토머스 피터 취리히 연방공대 대기화학 교수도 “관찰된 오존 감소는 몬트리올의정서 전에 비하면 훨씬 덜하고, 상부 성층권과 극지 성층권의 오존 증가로 입증되는 몬트리올의정서의 영향은 반박할 수 없다. 그러나 인구가 매우 집중된 중위도 이하 지역에서 자외선을 걸러주는 오존층의 기능은 계속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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