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공업도시인 울산시를 통과해 흐르는 태화강이 울산시와 시민들의 노력으로 생태하천으로 거듭 태어났다. 태화강 상류 점촌교 근처에서 숭어가 떼를 지어 헤엄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울산 죽음의 강에서 은어·백로떼 노니는 생태하천으로
‘수도 서울에 청계천이 있다면, 공업도시 울산에는 태화강이 있다!’ 울산을 가로질러 흐르는 태화강이 ‘죽음의 강’에서 생명이 살아 숨쉬는 ‘생태 하천’으로 부활했다. 맑은 물을 찾아 연어 은어는 물론 백로 등 새떼가 몰려들고 있다. “폐수가 가득했던 강이 어떻게 …” 하며 반신반의하던 시민들도 지난 여름 수영복 차림으로 거리낌 없이 강물로 뛰어들었다. 지난달 25일 오후 1시30분 울산 남구 신정동 크로바아파트 앞에서 모터보트를 타고 확 달라진 태화강을 ‘탐사’했다. 겨울철을 맞아 수량이 줄긴 했지만, 맑은 물 속에는 20~30㎝ 크기의 은어와 숭어 등 물고기떼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었다. 10월 치러진 전국체전 때 태화강에서 열린 카누와 조정 대회에서 선수들이 모는 배 위로 뛰어올랐다던 바로 그 녀석들이다. 발원지로부터 25㎞ 지점인 울주군 범서읍 점촌교엔 2000년부터 해마다 3만~5만마리씩 방류한 4~5㎝ 크기의 어린 연어가 2년 전부터 산란을 하려고 돌아오고 있다. 올해도 50여마리의 연어가 확인됐다. 발원지로부터 37㎞ 지점인 학성교 근처로 가니 2m 수심의 강 밑바닥이 훤하게 보였다. 올해 30~40년 동안 쌓였던 강밑 퇴적 진펄을 대대적으로 걷어낸 데 따른 효과이다. 울산시와 민간 환경단체는 부활한 태화강을 지키려고 지난 3월부터 대대적으로 정화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 덕분인지 어민들이 고기를 잡으려고 곳곳에 설치한 쇠말뚝과 그물 등은 물론이고 스티로폼 등 쓰레기도 찾아볼 수 없었다. 공장 폐수가 흐르고 생활오수가 넘쳐 오염에 찌들린 죽음의 강이 아니었다. 낚시 금지구역인 학성교 근처에서 몇몇 강태공들이 잉어를 낚으려고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었지만, 친환경 하천으로 변모한 태화강의 모습을 확인해 주는 것 같아 오히려 반가웠다. 강변 산책로를 걷고 있던 조병철(42)씨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강에서 풍기는 악취 탓에 산책은 고사하고 아파트 창문도 열지 못했는데 요즘은 마음껏 열고 산다”며 “입소문을 타고 강변을 찾는 이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살아난 태화강 청계천아 겨뤄볼까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