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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1.30 20:12 수정 : 2019.01.30 20:20

30일 오후 광주시청 중회의실에 이용섭 광주시장(왼쪽)과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전남본부의장이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 결과를 발표하고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이날 노사민정협의회는 광주형 일자리와 관련해 광주시와 현대차의 투자 협상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연합뉴스

광주시-현대차 재협상 타결 의미·전망

일자리 창출 사회연대 첫걸음
임금 줄이는 대신 고용은 늘려
폴크스바겐 ‘아우토 5000’이 모델

세계 자동차 시장 공급 포화 큰 변수
‘임단협 5년 유예’ 향후 논란 가능성
원하청 관계개선 구체 방안 세워야

30일 오후 광주시청 중회의실에 이용섭 광주시장(왼쪽)과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전남본부의장이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 결과를 발표하고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이날 노사민정협의회는 광주형 일자리와 관련해 광주시와 현대차의 투자 협상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광주형 일자리’는 ‘노사 상생형’ 일자리 창출 모델로 알려져 있다. 임금을 기존 완성차 업체의 절반 수준으로 유지하는 대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택·교육 같은 ‘사회임금’을 지원하는데, 독일 폴크스바겐 본사가 있는 도시 볼프스부르크에 설립한 ‘아우토 5000’이 모델이다. 그간 ‘이윤주도성장’으로 일자리의 질 저하가 광범위해지고, 완성차 업체의 임금 수준이 높아 공장이 국외로 빠져나간다는 판단이 제안의 배경이다. ‘적정 임금’ ‘적정 노동시간’ ‘노사 책임경영’ ‘원·하청 관계 개선’이 4대 의제로 ‘일자리를 중심으로 한 사회연대’라고도 일컬어진다. 광주형 일자리 모델은 무엇보다 ‘상생형 일자리’를 지향한다. 기업은 인건비를 절감하면서 다양한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받고, 노동자는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는 동시에 책임경영의 주체로 참여한다. 지방정부는 지역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면서 해당 기업의 주주로서 공익적 가치를 구현하도록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 광주형 일자리는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로 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 등에서 광주형 일자리 모델의 중요성을 언급해왔다. 문재인 정부는 광주, 자동차를 시작으로 다른 지역, 업종으로 이러한 상생모델을 확대해간다는 구상이다.

지역의 노사정이 참여한 사회적 대화의 결과인 광주형 일자리 앞에 ‘이상(모델)이 현실에서 작동하느냐’는 문제가 남아 있다. 무엇보다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 세계 자동차 시장은 이미 공급 포화 상태로 평가된다. 국내 자동차 공장도 유휴시설 규모가 연산 70만대에 이르는 등 구조조정 과정에 있다. 최근 몇년간 수요 정체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은 결과다.

타결의 걸림돌이었지만 결국 유지된 임금·단체협약 협상 5년간 유예 조건도 논란의 불씨로 남았다. 원·하청 관계 개선의 구체적인 방안이 드러나 있지 않은 것도 문제다. 광주형 일자리가 정부의 의지처럼 전국적 모델로 확산하기 위해 넘어야 할 문제들이다. 박명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신설법인의 지배구조, 시장 우려 해소 방안을 풀어갈 노정협의체 등 사회적 대화의 틀을 어떻게 만들지가 주요 과제”라고 짚었다.

광주 지역은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정재원 광주 참여자치21 대표는 “경제 상황이 매우 취약한 상황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모델이 나온 것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우근 광주전남교수연구자연합 상임의장(광주대 교수)은 “‘또 하나의 완성차 공장 유치’로 끝나서는 안 되며 향후 노사 창조적 경영의 틀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노동계는 반발하고 있다. 당장 금속노조 현대차·기아차지부는 간부들을 중심으로 31일 하루 전면 파업을 하면서 광주형 일자리 협약식이 열리는 광주시청을 항의 방문 하기로 했다. 금속노조는 성명을 내어 “자동차 산업의 현실과 흐름을 무시한 과잉중복 투자이며, 위탁생산공장은 자립할 수 없고 지속가능성이 없는데다, 저임금·불안정 노동에 기반해 생산비를 뽑아내려는 것으로 일자리 창출을 빙자한 반노동 정책”이라고 반발했다.

박기용 정대하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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