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5.08 12:00
수정 : 2019.05.08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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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강원도 동부 비무장지대(DMZ) 내 무인생태조사 장비에 찍힌 반달가슴곰의 모습. 국립생태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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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강원 동부 DMZ 내 무인장비에 찍혀
“그동안은 서식 가능성만…DMZ 생태적 가치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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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강원도 동부 비무장지대(DMZ) 내 무인생태조사 장비에 찍힌 반달가슴곰의 모습. 국립생태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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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정부가 종 복원사업까지 벌인 반달가슴곰이 비무장지대(DMZ)에서 야생 상태로 서식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비무장지대 안에 설치한 무인생태조사 장비를 통해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반달가슴곰의 서식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이 2014년부터 설치한 무인생태조사 장비 92대 가운데 하나에 반달가슴곰 1마리가 찍힌 것이다. 이 장비는 탐지기(센서)가 장착된 사진기로 온혈물체(동물)의 움직임을 포착하면 자동으로 사진을 찍는다. 이 장비에 반달가슴곰 1마리가 찍힌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국립생태원은 “인근 군부대가 보안 검토 등을 한 뒤 지난 3월 사진을 보내와 비무장지대 안 반달가슴곰의 서식을 처음으로 확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이 찍힌 곰은 생후 8~9개월 된 어린 곰이며 몸무게는 25~35㎏으로 추정된다. 사진기 앞 약 5m 거리에서 계곡을 가로질러 어딘가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촬영된 곳은 강원도 동부 지역이다. 그동안은 반달가슴곰의 서식 가능성만 확인된 상태였다. 군인들의 목격담과 수년 전 찍힌 희미한 영상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생태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어미 곰이 한번에 1~2마리의 새끼를 출산하는 점을 고려하면 형제 곰이 있을 수 있다. 부모 개체를 포함해 최소 3마리 이상이 비무장지대 안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새끼 곰이 촬영된 것은 이 지역에서 반달가슴곰이 지속적으로 번식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반달가슴곰은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가 해로운 짐승을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벌인 이른바 해수구제사업과 밀렵, 서식지 감소 등으로 개체 수가 급감해 멸종될 위기에 놓였다. 이에 환경부는 1998년 반달가슴곰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해 복원사업을 벌였다. 그 결과 반달가슴곰은 2001년 5마리에서 현재 61마리로 늘어나 지리산과 경북 김천의 수도산 일대에 살고 있다. 사육 상태의 반달가슴곰은 국립공원공단 종복원기술원 학습장 등에 21마리가 있다.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에 설치된 철책의 형태, 군의 감시체계 등을 고려할 때 비무장지대 밖에 서식하던 곰이 비무장지대 안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환경부 쪽 설명이다.
유승광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은 “반달가슴곰의 서식이 확인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로 비무장지대의 우수한 생태적 가치가 다시 한번 입증됐다”며 “앞으로 이 일대 생태계 및 생물 다양성에 대한 조사를 확대하고 체계적인 보전·관리를 위한 종합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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