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18 19:47
수정 : 2019.06.18 20:23
18일 ‘우리 강 자연성 회복’ 전문가 토론회
“둔치로 횡적 단절 홍수위 상승
물고기 통로 ‘어도’ 28% 불과해”
한국의 하천이 물 흐름 방향(종적)뿐 아니라, 물에서 둔치 쪽(횡적)으로도 단절돼 있어 자연 생태계의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의 하천이 댐이나 보, 하굿둑 같은 인공 구조물에 의해 ‘종적으로’ 끊어져 있는데다, 물이 흐르는 ‘저수로’와 그 옆의 둔치(고수부지, 홍수터)가 끊어져 있다는 것이다.
박문형 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18일 환경부·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연 ‘우리 강 자연성 회복’ 전문가 토론회에서 “강물 흐름의 단절 때문에 우리 하천의 고유 형태가 상실됐고, 물과 단절된 고수부지(둔치)로 인해 하천 내 식물들이 주변으로 뻗어나가지 못해 하천 내에서 과도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2013년 기준으로 62개 국가하천의 식생(식물) 점유 면적은 33.8%에 이르러 하천 면적의 3분의 1가량이 나무나 풀로 덮여 있다”고 말했다.
또 박 연구원은 강이 물과 둔치로(횡적으로) 단절되면서 모래나 자갈이 있어야 할 강(화이트 리버)이 식생 위주의 강(그린 리버)으로 변했고, 이에 따라 ‘홍수 소통’ 면적이 줄고 홍수위가 상승하는 등 치수에도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하천 둔치를 개발하면서 강가 제방에 설치된 도로, 주차장 역시 강의 횡적 생태계를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선 3만4천개에 달하는 전국의 보 가운데 기능을 잃은 보들을 철거하고 물길과 둔치를 분리한 제방 가운데 불필요한 구간도 제거해 강의 종적, 횡적 연속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댐과 보, 제방의 설치로 육지처럼 돼버린 하천의 자연스런 흐름을 되살리기 위해 하천 동식물과 물길의 변화를 조사하고 예측하는 시스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물고기들이 오르내리기 위해 만들어진 어도 문제도 지적했다. 현재 전체 보 가운데 ‘어도’가 설치된 보는 15%(5239개)인데, 그나마도 이 중에서도 물고기들이 다닐 수 있는 어도는 28%(1463개) 정도에 불과하다고 했다. 어도는 댐이나 보가 있는 하천에서 수중 생태계를 연결하는 데 필수적 시설이다.
이날 토론회는 지난 13일부터 시행된 ‘물관리기본법’에 따른 ‘국가 물관리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것으로, 경기도 과천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열렸다. 환경부와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다음달부터 강 유역별로 관계 기관과 주민,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순회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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