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8월말 우리나라를 강타한 `초강력' 태풍 `루사'.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제8호 태풍 ‘바비’가 발생해 26일 밤 전남 남해안으로 상륙해 내륙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2년 8월말 우리나라를 관통하며 큰 피해를 낸 태풍 ‘루사’와 경로와 강도가 유사해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은 22일 “대만 타이베이 남남동쪽 약 200㎞ 부근 해상에서 오전 9시께 중심기압 1002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18m의 제8호 태풍 ‘바비’가 발생해 시속 27㎞의 속도로 북북서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또 태풍 ‘바비’가 26일 오전 9시께 제주도 서귀포 남남동쪽 120㎞ 부근 해상에서 중심기압 960㎞,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39m의 강도 ‘강’ 태풍으로 발달한 채 시속 13㎞의 속도로 북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상청이 22일 오전 10시50분에 발표한 제8호 태풍 ‘바비’ 예상진로도. 기상청 제공
태풍은 강도를 ‘강’을 유지한 채 26일 밤 10∼11시께 전남 고흥과 여수 사이 남해바다를 통과해 27일 0시께 순천 인근으로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태풍은 내륙을 계속 관통해 27일 오전 9시께면 대구 서북서쪽 약 80㎞ 부근까지 진출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이때 태풍은 중심기압 980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29m의 강도 ‘중’으로 다소 약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상청은 태풍의 중심 부근 최대풍속이 초속 25m 이상에서 33m 미만일 때 강도 ‘중, 33m 이상∼44m 미만일 때 강도 ‘강’으로 분류한다. 강도 중일 때는 지붕이 날아갈 정도, 강도 강일 때는 열차가 탈선할 정도의 강풍이 분다.
2002년 8월말 우리나라를 관통하며 큰 피해를 낸 제15호 태풍 ‘루사’의 경로. 기상청 누리집 갈무리
태풍 ‘바비’의 예상 경로와 강도는 2002년 8월말 내륙을 관통하며 가장 태풍 피해를 남긴 제15호 태풍 ‘루사’와 비슷해 우려되고 있다. 루사의 경우 상륙 당시 최대 순간풍속은 초당 39.7m, 중심기압이 970헥토파스칼이었다. 루사는 특히 강원도 동부에 기록적인 폭우를 내려 큰 피해를 남겼다. 강원 강릉에는 8월31일 870.5㎜의 강수량이 기록됐다. 루사로 인해 124명이 사망하고 60명이 실종되고 5조1497억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한편 기상청은 22일 “서울·경기도와 강원도에 오전 중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20∼60㎜ 가량 오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또 이날 아침부터 밤 사이 중부지방과 호남, 영남 내륙, 제주도에는 대기불안정에 의해 소나기가 오는 곳이 있고, 일부 지역에는 밤 사이에도 소나기가 오겠다고 밝혔다. 강수량도 적지 않아 중부지방, 전북, 경북 내륙, 제주도에는 30~80㎜, 전남, 경남 내륙 10~60㎜, 강원 동해안 5~30㎜의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오후에도 충청 내륙과 남부 내륙, 제주도에 5∼40㎜의 소나기가 올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기상청은 “고도 1.5㎞ 이하의 대기 하층으로 남서풍을 따라 많은 수증기가 유입되고, 고도 5㎞ 대기 상층에는 영하 10도의 강한 한기가 남하하면서 대기가 매우 불안정해짐에 따라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소나기여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비소식이 있음에도 서울·경기 북부와 강원도 일부, 경북 북부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은 이날 낮 기온이 30도 이상 오르면서 매우 더울 것으로 예상돼 폭염특보가 내려져 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