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가 2~3일 진행됩니다. 1년의 짧은 재임기간이지만 만 18살 이상 서울시민들은 누구를 새 시장으로 뽑아야 하는지 고심하고 있습니다.
기후운동을 하기 위해 대학 휴학까지 한 청년기후긴급행동 오지혁 활동가와 부끄러워하지만 할 말은 다 하는 빅웨이브 박소현씨가 기후청년들의 바람을 담아 이번 서울시장 선거 레이스에서 1·2위를 달리고 있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공약을 따져보았습니다.
기후위기의 ‘기’자도 언급 안 하고 여전히 한강에 배를 띄워 바다로 나가겠다는 ‘서해주운’의 꿈을 버리지 못한 오 후보. 박원순 전 시장보다 5년 이른 탄소중립(탄소배출량 제로) 도시를 말하면서도 ‘수직정원’을 지어 산소를 공급하면 도시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는 다소 신박한 제안을 하는 박 후보. 두 후보 다 청년들 마음에는 썩 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
빅웨이브 박소현씨가 기후위기 문제를 고민하는 청년 10여명에게 물어본 결과 청년들은 이런 말을 전해달라고 하더군요.
“기후변화를 플라스틱 줄이기의 문제, 나무 심기의 문제로 보는 후보들은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이 부족합니다. 그러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실현시키는 데에 있어서 큰 책임을 지고 실천을 보여야할 도시는 서울입니다. 지금같은 기후위기 시대엔 기후 관련 정책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합니다. 이는 주거, 노동 등 다른 분야와도 연결되어 더 큰 문제를 가져올 것입니다.”
“박 후보 꿈대로 21분이면 다닐 수 있는 콤팩트한 도시를 만들어도 사람들은 자가용을 구매할 것인데요. 환경적·안정적으로 이 공약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될까요?”
“오 후보님, 재건축-재개발을 촉진해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대책이 충분한가요?”
“21분 도시라면 중요한 것은 수직정원 하나가 아니라 도시 전반의 교통 시스템입니다. 차도를 축소하고, 자전거·보행자 중심으로 전환하고, 모두의 이동권을 보장한 공공교통이 강화되어야 하는데, 박 후보의 공약에는 이런 이행안들이 부재합니다. 오히려 21분 구독 경제는 교통량을 증가시키겠다는 의미로밖에 해석되지 않습니다. 파리의 15분 도시의 핵심은 생태와 평등에 있습니다. 서울에 녹지공간을 조금 더 조성한다고 해서 교통체제 자체가 변화할 리가 없습니다.”
“공약의 현실성이나 구체성이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1년 임기라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이 낮은 것 같다 할지라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행에 옮길지에 대한 정책 의지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계속 (아파트를) 짓기만 하는 게 어떤 도움이 될 지 모르겠어요. 그 과정에서 탄소배출도 따라올테고 진짜 집이 없는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네요.”
“플라스틱 제로 상점을 두어, 시민들이 스스로 플라스틱 사용을 억제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기업이 생산단계부터 환경영향을 고려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오 후보는 대규모 개발사업 시 온실가스 총량 규제 방안에 대한 언급도 빠져있고, 개발, 토건, 규제 완화 관련 공약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여전히 4차 산업혁명만을 말하며, 시대가 변해도 달라진 점이 없는 공약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서울올림픽, 경인 아라뱃길과 같은 메가이벤트, 인프라가 지금의 위기(코로나·불평등·기후위기 모두 포괄)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청년들은 또 젠더·주거 문제에서 마음을 사로 잡는 후보가 없었다며 아쉬워했습니다. 흑흑. 버럭!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출연: 빅웨이브 박소현, 청년기후긴급행동 오지혁, 한겨레신문 최우리
기술: 한겨레TV 박성영
촬영: 한겨레TV 장승호·안수한
편집: 청년기후긴급행동 조남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