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환경

100일 넘는 초인적 단식 끝낸 지율 스님

등록 2006-02-01 19:14수정 2006-02-02 20:55

지율스님
지율스님
“내 몸무게보다 천성산 아픔에 공명을”

‘초록의 공명에 관심을 기울여 달라.’

천성산 터널 공사에 항의하면서 100일이 넘는 단식으로 생명의 한계를 넘나들었던 지율 스님이 원광대 광주한방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점차 회복되고 있다.

지율 스님은 지난 달 27일 동국대 일산병원에서 이 병원으로 옮겨온 뒤, 7층 폐쇄병동에 입원했다. 지율 스님은 하루 세끼 미음을 먹고, 병원에서 지은 한약을 하루 두차례 복용하면서 점차 기력을 찾고 있다. 병원 쪽은 “스님이 위급한 상태는 넘겼다”고 밝혔다. 이 병원 입원 당시 25㎏까지 줄었던 스님의 몸무게는 31.5㎏으로 회복됐다. 지율 스님의 병실에은 외부인 출입이 통제되고 있으며, 지인 1명이 간병하고 있다. 이 간병인은 지율 스님이 자신의 책 <초록의 공명>에서 “제 작은 등에 업어 키웠다”고 표현한 여동생으로 알려졌다.

지율 스님은 광주 선덕사 주지 행법 스님과의 인연을 따라 광주로 옮겨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행법 스님은 비구니로 평화실천 광주·전남불교연대 상임대표를 맡고 있으며, 지율 스님이 단식할 때마다 찾아가 공명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행법 스님은 “지율 스님이 그냥 (내가) 보고 싶어서 왔는 모양이지요, 뭐.”라며 웃었다.

지율 스님을 몇차례 면회해 온 행법 스님은 1일 “스님이 건강을 회복해야 한다는 의지는 확실히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행법 스님은 “스님이 왜 수차례 단식을 했는지보다 자신의 건강 상태에만 관심을 갖는 것에 대해 상당히 부담스러워하고 있더라”고 전했다. 사람들이 ‘천성산 도룡뇽’을 통해 다른 생명과 자연의 아픔에 공감하기보다 ‘한 비구니의 생사’에만 관심 갖는 것에 매우 안타까워한다는 것이다.

광주 병원서 위급 고비 넘기고 원기 회복중
“공사음 속 생명들 절규 묻혀 아프다” 호소

지율 스님은 <초록의 공명>에서도 “천성산 문제를 통해 제가 느끼는 본질적인 문제는…이 사회 권력의 구성원들이 공익과 다른 사람의 아픔에 도덕적으로 무관심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행법 스님은 “지율 스님은 <초록의 공명>이 자신의 건강보다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지율 스님이 죽느냐 사느냐에만 초점을 맞추니까 (나도) 애가 터진다”고 말했다. 지율 스님은 “공사음 속에서 살려달라는 자연의 목소리가 묻혀 가는 것에 가슴 아파하고 있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천성산 터널 공사에 반대하면서 그동안 4차례에 걸쳐 241일 동안 단식을 했던 지율 스님은 지난 9월께부터 다섯번째 단식에 들어갔으며, 지난달 5일 동국대 일산병원에 입원한 뒤에도 치료를 거부하다가 21일께 의식을 잃고서야 수액 주사를 맞는 등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글·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지금 당장 기후 행동”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