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환경 물바람숲

새들은 어떻게 이빨을 잃게 되었나

등록 2014-12-16 20:11

아프리카 초원에 서식하는 뱀잡이수리. 새는 공룡의 후손이지만 이는 없다.  케빈 로,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아프리카 초원에 서식하는 뱀잡이수리. 새는 공룡의 후손이지만 이는 없다. 케빈 로,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물바람 숲
다윈의 <종의 기원>이 출간된 지 2년 뒤인 1861년 독일 바이에른 지방에서 시조새 화석이 발견됐다. 깃털과 부리는 까치 비슷했지만 긴 꼬리뼈를 포함한 골격과 부리 속 날카로운 이는 공룡처럼 보였다. 새가 육식공룡의 후손임을 시사하는 발견이었다.

하지만 티라노사우루스처럼 날카로운 이를 지닌 육식공룡에서 어떻게 이가 없는 오늘날의 새가 되었을까. 지난 150년 동안 수수께끼에 싸여 있던 이 질문의 답이 최근 조류에 관한 대규모 국제 게놈(유전체) 연구 결과에서 나왔다.

공룡이 한반도를 포함한 세계를 지배하던 1억1600만년 전 어느 육식공룡한테서 돌연변이가 일어났다. 이에 에나멜질을 씌우는 구실을 하는 유전자 6개가 돌연변이를 일으켰던 것이다. 이를 단단하게 만드는 유전자가 작동하지 않자 잇몸이라도 딱딱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 육식공룡은 현재 살아 있는 모든 새들의 조상이었다. 현존하는 모든 새 유전체에서 이 돌연변이 유전자가 발견됐다. 이에서 부리로의 진화가, 필요에 따라 독립적으로 일어난 게 아니라 새의 공통 조상에서 단번에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과학자들은 먼저 턱 앞쪽의 이가 사라지기 시작했고 대신 부리가 발달하면서 턱 뒤쪽까지 이가 없어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새와 가장 가까운 파충류인 앨리게이터에서는 이 6개의 유전자가 모두 작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새처럼 이가 없는 개미핥기, 수염고래, 거북 등에서도 비슷한 돌연변이가 나타났다.

중국을 비롯해 미국, 한국 등 20개국 200여 과학자가 참여한 이번 대규모 연구에서는 1만여종의 새를 대표할 45종을 골라 게놈을 분석했다. 9대의 슈퍼컴퓨터를 동원해 빅데이터를 처리한 이번 연구에서 새에 관한 많은 비밀이 새로이 밝혀져 과학저널 <사이언스> 12일치 등에 실렸다.

울새, 앵무새, 벌새 등은 새로운 소리를 듣고 흉내 내는 두뇌 회로가 사람과 놀랍도록 유사하고, 유전적으로 매는 독수리보다 앵무새에 더 가깝다는 사실도 이번에 밝혀졌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지금 당장 기후 행동”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