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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물바람숲

홍방울새는 눈 장난을 좋아해

등록 2014-12-30 19:58

베른트 하인리히 미국 버몬트대 명예교수는 메인주의 오두막에서 모이통에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홍방울새 무리를 관찰했다. 해바라기씨를 배불리 먹은 홍방울새들은 눈바닥에 내려와 뛰어다녔다. 그러다 한 마리가 갓 내린 보송보송한 눈 속으로 머리를 들이밀고 들어가 터널을 파기 시작했다. 다른 새들도 앞다퉈 비슷한 동작을 따라했다. 눈밭에는 두더지 떼가 출몰한 것처럼 수많은 고랑과 터널이 생겼다.
베른트 하인리히 미국 버몬트대 명예교수는 메인주의 오두막에서 모이통에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홍방울새 무리를 관찰했다. 해바라기씨를 배불리 먹은 홍방울새들은 눈바닥에 내려와 뛰어다녔다. 그러다 한 마리가 갓 내린 보송보송한 눈 속으로 머리를 들이밀고 들어가 터널을 파기 시작했다. 다른 새들도 앞다퉈 비슷한 동작을 따라했다. 눈밭에는 두더지 떼가 출몰한 것처럼 수많은 고랑과 터널이 생겼다.
물바람 숲
개나 고양이가 아닌 야생동물도 장난을 좋아한다. 무슨 보상이 따르는 행동이 아니라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다. 비탈에서 눈썰매를 타는 까마귀나 하늘에서 조개를 떨어뜨린 뒤 공중에서 낚아채는 재갈매기가 그런 예다.

북극과 툰드라에 주로 서식하고 우리나라에도 겨울에 찾아오는 홍방울새가 색다른 놀이를 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눈길을 끈다. 눈속에 고랑이나 터널을 뚫으며 논다는 것이다.

베른트 하인리히 미국 버몬트대 명예교수는 메인주의 오두막에서 모이통에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홍방울새 무리를 관찰했다. 해바라기씨를 배불리 먹은 홍방울새들은 눈바닥에 내려와 뛰어다녔다. 그러다 한 마리가 갓 내린 보송보송한 눈 속으로 머리를 들이밀고 들어가 터널을 파기 시작했다. 다른 새들도 앞다퉈 비슷한 동작을 따라했다. 눈밭에는 두더지 떼가 출몰한 것처럼 수많은 고랑과 터널이 생겼다. 지켜보지 않았다면 새들이 만든 흔적이라고 상상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하인리히 교수는 과학저널 <노스이스턴 내추럴리스트> 최근호에 이런 사실을 보고했다. 홍방울새 100여마리가 나흘 동안 252개의 터널과 고랑을 만들었는데 폭과 깊이는 5㎝, 길이는 6~20㎝ 정도 됐다.

홍방울새는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걸까. 눈속에 아무런 먹이도 없고, 모이통에서 두둑이 배를 채운 뒤여서 먹이를 찾는 행동은 아니다. 관찰 당시는 영하 20도가 넘는 추운 날씨였다. 새들은 밤에 숲으로 자러 갔기 때문에 눈속에 대피소를 만드는 것도 아니다. 새들은 눈속에서 날개를 퍼덕이며 목욕하는 동작과 비슷한 행동을 했다. 그러나 고개를 반복해 들어올리거나 몸을 털고 깃털을 다듬는 핵심적인 동작은 하지 않았다. 또 눈이 축축한 날에는 터널 파기를 하지 않았다.

하인리히 교수는 이 모든 관찰 결과를 바탕으로 홍방울새가 놀이를 한다고 추정했다. 뚜렷한 목적은 없지만 남들이 하니 따라하고, 그러다 보니 재미도 있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글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 사진 베른트 하인리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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