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브라질 아치바이아강에서 벌어진 물고기 떼죽음 사태 모습.
아나 페루지니(Ana Perugini),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물바람 숲
연초부터 서울 중랑천에서 철새 수백마리가 떼죽음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낙동강과 금강에선 2012년과 지난해 물고기 떼죽음이 벌어져 4대강 사업과의 관련성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이런 사태는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다. 미국 캘리포니아 태평양 해안에는 2013년부터 수백만마리의 불가사리가 몸에 병변이 생겨 조각조각 잘라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바이러스와 수온 상승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야생동물이 짧은 시간에 대규모로 죽는 것을 떼죽음이라고 한다. 자연계에서 늘 있는 일이지만 극적이다. 10억마리 이상이 죽거나 주검의 무게가 7억톤(t)을 넘기기도 한다. 1983년 카리브해에서는 성게에 질병이 돌아 99%가 사멸해 지역적으로 멸종위기에 몰린 일도 있었다.
세계에서 벌어지는 동물의 떼죽음 사태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나왔다. 새뮤얼 페이 미국 예일대 박사 등 연구자들이 1940년 이후 학술지에 보고된 727건의 동물 떼죽음 사건을 분석한 논문이 과학저널 미국국립학술원회보(PNAS) 12일치에 실렸다.
연구자들은 떼죽음이 점점 자주 발생하고 있는데 주요 원인은 질병, 사람 영향, 생물독성 순서였다고 밝혔다. 질병은 전체 원인의 26%를 차지했는데 바이러스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 오염과 같은 인위적 요인은 19%, 유해 적조 같은 생물독성은 16%였다. 기후와 관련된 열 충격, 산소 스트레스, 먹이 부족 등을 합친 요인도 25%를 차지했다.
동물의 떼죽음은 단일 요인보다도 생물독성, 기후 요인, 독성, 산소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때 규모도 크고 빈도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떼죽음 사태로 가장 자주 희생되는 동물은 물고기로 전체의 56%를 차지했다. 1970년대 이후 개구리 등 양서·파충류가 대규모로 죽는 일도 잦아졌다. 2004년 인도양의 쓰나미가 26만의 인명을 앗아간 사건은 사람도 이런 자연적인 떼죽음 사태에서 예외가 아님을 보여준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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