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장수도롱뇽.
물바람숲
공룡시대인 쥐라기에는 거대한 도롱뇽이 살았다. 화석으로 남아 있는 이 거대 도롱뇽의 후손 3종 가운데 중국장수도롱뇽은 가장 크다. 성체는 보통 25~30㎏에 115㎝로 자라는데, 가장 큰 개체는 50㎏에 180㎝의 거구다.
세계 최대의 양서류인 이 도롱뇽은 맑은 물이 흐르는 바위 계곡이나 호수의 바위틈에 숨어 있다가 밤중에 개구리, 가재, 물고기 등을 사냥한다.
큰 머리, 작은 눈, 칙칙하고 주름진 피부를 지닌 이 선사시대 동물은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다. 1950년대 이후 개체수의 80%가 사라졌다. 남획과 서식지 파괴, 오염이 그 원인이다. 최근 남획이 큰 문제다. 이 도롱뇽 요리는 값비싼 별미였으나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사실 중국장수도롱뇽의 개체수 자체는 늘고 있다. 농가의 양식장에서 수백만마리를 기르고 있고, 상당수를 야생에 방사하고 있다. 그런데 번창하는 도롱뇽 양식이 이 희귀동물에 치명타를 가할 우려가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런던동물학회(JSL)와 중국 산시성 사범대학 연구진이 장수도롱뇽 양식장 43곳에 대한 현지조사를 한 결과가 과학저널 <오릭스> 최근호에 실렸다.
도롱뇽의 수요가 늘자 산시성은 농가에 양식을 적극 권장해 등록된 양식장만 124곳이고 여기서 260만마리를 기른다. 문제는 너무 많은 도롱뇽을 좁은 곳에서 기르는 양식 환경 때문에 번식을 하지 못하자, 농민들은 야생에서 번식용 성체를 포획해 번식용으로 쓰고 있다.
또 자연 서식지 부근의 양식장에서 폐수를 마구 방류해 전염병이 야생으로 번질 우려가 있고, 지역별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방사로 유전적 오염 우려도 크다. 연구자들은 “양식이 도롱뇽의 보전에 기여하기보다는 위협이 되고 있다”고 논문에서 지적했다.
중국장수도롱뇽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위급’으로 분류하고 있고, 진화적으로 특이하고 세계적인 멸종위기에 놓인 핵심 종 10종에 포함돼 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 사진 H. 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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