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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물바람숲

개미귀신 함정 탈출하는 올가미턱개미

등록 2015-05-19 19:55수정 2015-05-20 14:58

올가미턱개미
올가미턱개미
물바람숲
명주잠자리과 곤충의 유충은 모래밭에 고깔 모양의 함정을 파놓고 개미가 빠지기를 기다린다. 바로 개미귀신이다. 고깔 중앙의 모래 속에는 날카롭고 커다란 턱을 지닌 개미귀신이 숨어 있다. 만일 개미가 함정의 비탈에서 빠져나가려 하면 개미귀신은 모래를 뿌려 작은 사태를 일으켜 개미가 미끄러져 내려오도록 한다. 함정에서 헤어나려고 몸부림치다 개미귀신의 커다란 턱에 물려 체액을 빨려 죽는 그곳이 개미에게는 말 그대로 개미지옥이다.

그런데 개미지옥을 멋지게 빠져나오는 기술을 진화시킨 개미가 있다. 미국 남동부와 중앙아메리카, 인도 서부 등에 서식하는 올가미턱개미가 그 주인공이다.

이 개미는 크고 쭉 뻗어나온 큰턱으로 유명하다. 180도로 벌어지는 이 턱의 섬모에 먹이가 닿으면 시속 200㎞가 넘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닫힌다. 이렇게 빨리 입을 닫는 동물은 없다. 이때 자기 체중의 300배에 이르는 힘이 발생한다.

올가미턱개미는 이 턱을 이용해 사냥을 할 뿐 아니라 집을 파고 애벌레를 돌보는 도구로도 쓴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운 용도가 발견됐다.

프레드릭 라라비 미국 일리노이대 박사과정생 등은 온라인 공개학술지인 <플로스 원>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이 개미가 큰턱을 개미지옥 탈출에 효과적으로 쓴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밝혔다. 개미를 함정에 빠뜨리고 고속촬영하는 실험을 117번 했다. 개미귀신의 사냥 성공률은 예상보다 높지 않아 36.8%에 그쳤다. 개미가 달려서 탈출에 성공한 경우가 48.7%로 절반에 가까웠다. 그런데 15%의 개미는 귀뚜라미처럼 툭 튀어서 탈출했다. 스프링이 장착된 큰턱을 함정의 옆이나 바닥에다 강력하게 닫을 때 생긴 반동을 통해 함정 밖으로 튀어나가는 수단으로 썼다. 접착제로 큰턱의 반동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자 성공률은 절반으로 떨어졌다.

연구자들은 “포식을 위해 진화한 기관이 도피를 위해서도 훌륭하게 작동하는 진화의 융통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논문에서 밝혔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사진 프레드릭 라라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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