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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물바람숲

붕어와 톱상어, 처녀생식으로 살아남기

등록 2015-06-09 20:49수정 2015-06-10 14:03

 플로리다의 강에 주로 서식하는 톱상어의 일종이 처녀생식으로도 번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플로리다의 강에 주로 서식하는 톱상어의 일종이 처녀생식으로도 번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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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왔지? 하늘에서 떨어졌나?’ 큰비가 온 뒤 새로 생긴 작은 웅덩이에서 붕어를 발견한다면 이렇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사실은 원래 서식하던 하천의 붕어가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러 먼길을 거슬러 온 것이다.

이런 진취적 행동으로 붕어는 가장 흔한 민물고기의 하나가 됐다. 문제는 신천지를 개척하노라면 암수가 외따로 떨어져 짝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붕어의 해결책은 처녀생식과 성전환이다. 갓 태어날 땐 수컷이 더 많지만 성숙한 붕어에서 수컷 비율은 10%가 안 된다. 수컷 일부가 암컷으로 성전환을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외딴곳의 암컷은 수컷이 없더라도 처녀생식으로 번식한다.

그런데 새 서식지를 개척하는 것 말고도 처녀생식이 꼭 필요한 상황이 있다. 개체수가 크게 줄어 짝을 만나기조차 힘든 멸종위기에 놓인 것이 그것이다.

앤드루 필즈 미국 스토니브룩대 박사과정생 등 연구자들은 플로리다의 강에 주로 서식하는 톱상어의 일종이 처녀생식으로도 번식한다는 사실을 밝혀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근호에 보고했다. 이 톱상어는 톱처럼 생긴 독특한 부리로 강바닥 모래에 숨어 있는 갑각류나 조개 등을 잡아먹으며, 7m까지 자란다. 1900년보다 개체수가 1~5%로 줄어들어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위급종으로 지정한 종이다.

연구자들은 이 톱상어의 개체수와 근친교배를 조사하기 위해 190마리를 포획해 유전자를 채취하고 놓아주었다. 유전자를 분석했더니 놀랍게도 7마리가 처녀생식으로 태어난 어린 개체이며 그중 5마리는 한 어미에서 태어난 자매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모두 암컷인데, 정상적으로 자랐고 건강했다.

연구자들은 “(척추동물 가운데) 멸종위기에 놓여 개체군 밀도가 낮은 종들에서 처녀생식이 더욱 자주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고 논문에 적었다. 개체수도 많고 억센 붕어와 극심한 멸종위기에 놓인 톱상어가 같은 생존전략을 채택한 셈이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사진 딜리프,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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