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이남(21·왼쪽) 백성기(오른쪽)
아마추어 서이남씨 “어려운 아이들 가르치고파”
“더욱 열심히 노력해 저와 같은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난 어린이들에게 골프를 가르쳐 주고 싶습니다.”
그의 말투는 어눌했다. 그러나 그의 행동이나 표현은 여느 정상인과 다름이 없었다. 24일부터 제주시 구좌읍 세인트포 골프장에서 열리는 토마토저축은행(회장 신현규) 오픈에 참가한 서이남(21·왼쪽·전남 목포 대불대 골프경영학 2) 선수. 22일 세인트포 골프장에서 만난 그는 소박한 장래 희망을 털어놓았다.
지난 16일 제주에 와 시합에 앞서 코스 상태를 점검하고 있는 그는 서울 할렐루야 골프단 소속 정신지체 1급의 장애 선수다. 서귀포시 출신으로 대회를 앞두고 고향의 골프장에서 연습에 몰두하고 있는 그가 이번 대회에 임하는 자세는 자못 진지하다. 캐디를 맡고 있는 백성기(오른쪽) 목사의 말처럼 그에게 프로대회 참가는 이번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가 골프채를 처음으로 손에 쥔 건 할렐루야 골프단장인 백 목사가 2000년 10월 제주 홍익보육원에 골프부를 만들면서다. 골프를 좀더 배우기 위해 고등학교 1년 때는 충북 옥천에 있는 영실애육원으로 옮겼다.
144명의 출전선수 가운데 선택된 세 명의 아마추어 선수 가운데 한 명인 그는 오른쪽 발가락이 두 살 때 화상을 입어 오그라붙었으나, 꾸준한 운동으로 정상인과 마찬가지로 10여㎞를 달리기도 한다. 2005년에는 전국중고교 골프대회에 출전해 74타를 쳐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무뚝뚝한 표정이던 그는 “얼마나 치느냐”는 질문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연습에 열중하고 있는데 조금 더 기록이 잘 나왔으면 좋겠다”며 살짝 웃어보였다.
토마토저축은행 김주택 과장은 “이번 대회 주제인 ‘꿈을 이루는 대회’처럼 골프를 통해 장애와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꿈을 이루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주/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제주/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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