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경북 포항 세명기독병원에서 병원 관계자가 입원 예정 환자 등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에 감염된 어린이·청소년에게서 주로 발생하는 다기관염증증후군이 30대 후반 성인에게서도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국내에서 다기관염증증후군 성인환자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23일 대한의학회지(JKMS) 온라인판을 보면, 김민재 서울아산병원 교수(감염내과)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성인의 다기관염증증후군에 대한 사례 연구를 지난 16일 논문을 통해 공개했다. 이는 지난 4월 말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38살 남성의 사례다.
이 남성은 4월24일부터 28일까지 닷새 동안 다른 병원에서 항생제를 투여받았지만, 증상이 악화해 그달 28일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이 남성은 지난 3월1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때 경증환자로 별다른 합병증 없이 퇴소했으나, 감염·완치 이후 한달가량 지난 뒤 복통·발열·구토·설사 등의 증상으로 다시 병원을 찾은 것이다. 그는 면역글로불린과 스테로이드 치료 등을 받고 회복해서 입원 13일째인 지난 5월10일에 퇴원했다.
다기관염증증후군은 지난해 4월 이후 주로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어린이·청소년에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됐다. 코로나19 확진 이후 2∼4주가 지나 발열, 발진, 다발성 장기기능 손상 등이 나타난다. 성인환자 발생 이전 국내에서는 소아·청소년 5명에게서만 이 증상이 확인됐다.
곽진 중앙방역대책본부 환자관리지침팀장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성인 다기관염증증후군은 외국에서도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며 “(다기관염증증후군은) 소아 쪽에서 발생이 더 많지만, 성인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곽 팀장은 이 남성에 대한 치료비 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코로나19 확진 뒤 격리치료 기간에 발생하는 치료비는 지원하고 있다”며 “다기관염증증후군은 대부분 감염 뒤 격리해제, 퇴원 이후 수주 뒤에 발생하는 상황이라 (환자가 지원 대상에) 해당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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