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PCR과 신속 항원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정부와 방역당국에 대한 국민 신뢰가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나도 감염될 수 있다’는 인식도 커졌다. 2명 중에 한명은 일상 방역조치가 1~2년 더 지속될거라고 생각했다.
15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유 교수팀은 2020년 1월부터 감염 발생 가능성과 감염시 그 결과의 심각성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해왔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여론조사 전문기관 ‘서베이 피플’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조사 결과, 감염병 대응 주체인 정부(청와대, 지방자치단체)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52.4%로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방역 당국(질병관리청, 보건복지부)을 신뢰한다고 답한 비율은 63.3%로, 지난 2020년 6월 83% 수준에서 23%p 가량 떨어졌다. 신뢰도는 의료인(80.6%)과 과학 전문가(77.2%)가 높았다.
감염병 대응 주체 신뢰(정부와 방역당국). 유명순 교수 연구팀 제공.
그동안 한국 사회의 코로나19 대응을 평가하는 문항에는 ‘잘했다’는 응답이 42.5%였다. ‘잘 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24%, ‘잘한것도 못한 것도 아니다’는 응답은 33.3%를 차지했다. 최근의 오미크론 대응 정책에 대해서는 58.4%가 ‘신뢰한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 10명 중 6명은 코로나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대해 사회적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제 불가능’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63.4%로, 특히 영유아·청소년 자녀가 있는 응답자의 불가능 인식이 더 높았다.
코로나19 감염 위험 인식은 조사를 시작한 2020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신의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비율은 27.8%로, 지난해 11월 조사(11.5%)보다 16.3%p 늘었다. 하지만 감염 시 그 결과가 심각할 것이라는 응답은 47.9%로 조사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비해 전파력은 높지만 중증도는 낮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인식. 유명순 교수 연구팀 제공.
일상에 방역조치가 적용되는 기간이 얼마나 지속될지 묻는 문항에는 응답자의 52.6%가 ‘1∼2년’이라고 답했다. ‘1년 미만’은 28.2%, ‘2년 이상’은 19.2%로 나타났다. 방역일상의 지속을 1년 미만으로 전망하는 응답은 11%→28.2%로 17.2%p 상승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크게 도전 받고 있는 가치에 대한 응답은 ‘사회 안전(47.5%)’, ‘건강과 웰빙(46%)’, ‘정부 신뢰(43.6%)’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8월, 2021년 2월 조사와 비교해보면 ‘정부 신뢰’나 ‘사회 역능감(활력)’ 같은 가치가 위협받는다는 인식이 이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유명순 교수는 “오미크론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이런 높은 우려는 정부와 방역 당국으로 하여금 현실적인 안심의 출처를 찾고 공유하라는 요구이자 신호”라고 강조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