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자존심 회복 보험개선·한의학 표준화 이룰것”
대한한의사협회 재선 엄종희씨
19일 제37대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에 엄종희(52)씨가 재선출됐다. 3표 근소 차로 당선된 엄 회장은 “힘든 싸움이었다”고 운을 뗐다. 바로 이틀전 ‘강성’으로 알려진 장동익씨가 대한의사협회장에 당선됐고, 한의계 현안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상대 후보진영과 공방이 심했던 까닭이다.
“같은 의료인으로서 대한의사협회와 국민의료보건 증진에 함께 힘쓰겠습니다.”
의협과의 ‘협력’을 강조한 그였지만, ‘의료기사 지도권’문제나 ‘서울대 한의대 설치’같은 민감한 현안에는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한의사에게 의료기사 지도권은 묶여있는 상황이고 의료기기 사용도 마찬가지입니다. 똑같이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인데 현대의료기기를 서양의학을 전공한 사람만 다룰 수 있다는 건 한마디로 난센스입니다.”
엄 회장은 이러한 갈등이 양한방의 배타적 진료권을 법으로 인정하기 때문이라며 해결을 위해 정부와 의협, 한의협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한의대 설치에 대해서도 한의협의 오랜 숙원사업이 서울대 반대로 무산된 것을 아쉬워했다.
“연구 지원, 자금 조달에서 국립대는 한국의 한의학을 세계적으로 부상시킬 인프라를 갖추고 있습니다. 한방의학이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시대에, 한국이 한의학 표준화·규격화를 이끌어야 라이벌 중국을 앞설 수 있습니다.” 엄 회장은 한의학을 사랑하는 시민을 중심으로 모임을 만들고 오피니언 리더들을 접촉해 서울대와 정부에 한의대 설치 당의성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87년 도입된 한방건강보험제도 개선은 이번에 그의 주요 공약 중 하나. 현행 한방건강보험제도가 ‘양방 일변도의 보험체계에 한방을 억지로 끼워맞춘 격’이라며 꼭 개선하겠다고 했다. 인천환경운동연합 초대 조직위원장, 인천 생활협동조합 이사장 등 시민운동 경험이 1만6천여 회원을 조화롭게 이끄는 ‘내공’이 됐다는 그는 “한의사들 자존심을 회복하고 한의학 우수성을 온 국민들에게 알리겠다”고 다짐했다. 글·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사진·이종근 기자 root2@
“사이비 진료 철저 감시 민간보험 등 시장개방 신중해야” 대한의사협회장 당선 장동익씨
“국민건강을 해치지 않고 각자 맡은 본분을 다한다면 한의사, 약사 등과 갈등을 일으킬 일이 없습니다.”
18일 새 대한의사협회장에 당선된 장동익(58)씨는 국민건강 수호라는 원칙에서 한의사, 약사와 상생의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또 보건복지부 등 정부에 대해서도 강경 일변도가 아닌 협의의 자세로 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장 당선자는 그동안 각과개원의협의회장, 범의료한방대책위원회장 등을 맡으면서 의료계 안에서 ‘강성파’로 불렸다. 임신부 감기 치료에 한약이 안전하다는 한의사들 광고에 기형아 출산 가능성을 들어 비판했으며, 한의사의 CT사용에도 법적 소송을 냈기 때문이다. 또 2001년, 2003년 두 차례 서울시내 약국 1800여 곳을 조사해 임의 진료 사례를 수백 건 확보해 약사들과 갈등을 빚었다.
장 당선자는 “약사 한의사는 물론 의사 가운데도 사이비 진료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국민들 건강을 위해 의사가 먼저 이를 추방하고, 동시에 한의사, 약사 등의 불법 행위도 감시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그는 5월 협회장 취임 뒤 곧바로 약사회, 한의사회를 찾아 해당 단체들과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선거에서 21.9%를 득표한 장 당선자는 회원 통합에도 관심이 많다. 특히 개원의와 전공의 처우를 개선할 생각이다. 그는 “투표율이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정도인 것은 그동안 의협이 의사들을 등지게 만들었다는 증거”라며 “양극화 현상이 심해져가는 동네의원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 병원 경영 사정을 감안하겠지만 전공의 노조 등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의사들의 양극화 문제와 관련해 장 당선자는 의료시장 개방 장단점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간의료보험 도입, 영리법인 허용 등이 오히려 의사들의 양극화를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1972년 연대의대를 졸업한 그는 현재 서울 천호동에서 영림내과를 열고 있다. 부인과 슬하에 딸 둘이 있으며, 한의사인 손위 처남이 있다.
글·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연구 지원, 자금 조달에서 국립대는 한국의 한의학을 세계적으로 부상시킬 인프라를 갖추고 있습니다. 한방의학이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시대에, 한국이 한의학 표준화·규격화를 이끌어야 라이벌 중국을 앞설 수 있습니다.” 엄 회장은 한의학을 사랑하는 시민을 중심으로 모임을 만들고 오피니언 리더들을 접촉해 서울대와 정부에 한의대 설치 당의성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87년 도입된 한방건강보험제도 개선은 이번에 그의 주요 공약 중 하나. 현행 한방건강보험제도가 ‘양방 일변도의 보험체계에 한방을 억지로 끼워맞춘 격’이라며 꼭 개선하겠다고 했다. 인천환경운동연합 초대 조직위원장, 인천 생활협동조합 이사장 등 시민운동 경험이 1만6천여 회원을 조화롭게 이끄는 ‘내공’이 됐다는 그는 “한의사들 자존심을 회복하고 한의학 우수성을 온 국민들에게 알리겠다”고 다짐했다. 글·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사진·이종근 기자 root2@
“사이비 진료 철저 감시 민간보험 등 시장개방 신중해야” 대한의사협회장 당선 장동익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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