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발 박복되도 계속되는 제약사 불법로비 실태
현금·노트북·의료기구도 외국 골프접대 공세까지
현금·노트북·의료기구도 외국 골프접대 공세까지
제약사의 불법 로비 적발은 해마다 반복된다. 하지만 그 뿌리를 뽑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만연돼 있다는 방증이다. <한겨레>는 지난 한 달 동안 제약사 영업사원과 중역, 제약 도매상, 협회 관계자 등 20여명을 만났다. 그들은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 제약사 가리지 않고 불법 로비가 여전하다고 한결같이 말했다.
영업에 물이 오른다는 7년차 김아무개 과장. 종병(종합병원)과 세미(중소병원), 클리닉(개인병원) 등 50여곳을 맡고 있다. “랜딩비(채택료)는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천만원 들어갈 때도 있다. 주로 현금을 준다. 그 쪽에서 은근히 바라곤 한다. 법인카드를 주고 다달이 카드 매출전표를 받기도 한다. 별로 많이 안 쓰는 곳도 있는데 한달에 200만~300만원씩 긋는 곳도 있다. 밥값, 술값, 유흥비가 대부분이다.”
제약회사 영업사원인 ㄱ씨는 “잘나가는 개인병원에 랜딩할 때는 자동차 1대, 그것도 외제차를 랜딩비로 주는 일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한 의사가 런칭비조로 노트북을 요구한 적이 있어 300만원짜리 노트북을 사준 적도 있다”고도 했다.
개인병원에 내시경 기구, 당뇨기계를 사주는 것은 약한 로비에 속한다. 고액의 주유권이나 백화점 상품권을 주기도 한다.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대량으로 산 뒤 카드깡(할인) 받아 현금을 직접 주는 경우도 있다고 영업사원들은 전했다.
다국적 제약사는 국내업체보다 세련된 방식으로 로비를 벌인다. 다국적 제약회사 ㅂ과장. “다국적 기업들은 자금 여력이 있어, 해외에서 열리는 의약세미나에 의사들 자주 보내준다. 특급호텔 잡아주고, 항공기는 비즈니스로 태워보낸다. 외국 나가면 골프접대는 기본이다. 항공료와 체재비 포함해 유럽은 1인당 600만원, 미국은 300만원쯤 한다. 보통 10~20명쯤 데리고 가는데, 수천만원에서 억대 비용을 쓴다. 그렇게 한번 갔다 오는 의사들은 자신들이 처방하던 국내산을 다국적 업체 제품으로 바꾸기도 한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약값을 통상문제화시키는 방법도 쓴다. 다국적 제약회사에 근무했던 국내 제약회사 영업이사 ㅇ씨의 증언. “다국적 업체 시이오들이 복지부 등과 약값 협의가 잘 안되면 미 대사관으로 달려간다. 대사관을 통해 한국정부에 압박을 가하게 하기 위해서다.” 제약관련 협회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업체들은 약값문제를 통상문제로 접근하려 해 복지부가 약값문제에 대응하기 어렵게 만들게 한다”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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