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지 논문 소개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속담을 글자 그대로 뒷받침하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5일 발행된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사람이 시간에 따라 느끼는 고통의 강도를 다룬 논문을 실었다. 미국 에머리대 그레고리 번스 교수팀은 32명의 자원자를 모아 다리에 전기충격을 가하는 실험을 했다. 충격이 가해지기까지의 시간은 1~27초 사이, 충격 정도는 느끼기 어려울 만큼부터 바늘로 찌르는 수준으로까지 설정하고 뇌 반응을 자기공명영상으로 촬영했다.
이들 중 9명은 20초를 기다려야 하는 약한 충격보다는 3초만 기다리면 되는 강한 충격을 선택했다. ‘먼저 맞을 수 있다면 큰 매라도 맞겠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예고된 충격을 기다리는 시간이 그 충격만큼이나 고통스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9명한테서는 충격을 기다리는 도중에도 자극에 의한 통증을 감지하는 뇌 부분에서 실제 충격이 가해졌을 때만큼이나 격렬한 반응이 관찰됐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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