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암의 한 종류인 악성 흑색종(멜라노마)의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돼, 2명의 암 환자가 치료 효과를 봤다. 그러나 이번 치료 방법의 효과가 기존 치료법보다 획기적으로 향상되지는 않아, 실제 환자 진료에 쓰이기에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스티븐 로젠버그 미국 국립암연구소 박사팀은 31일(현지시각) 면역 세포인 T-세포(T-cell)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서 진행된 악성 흑색종 환자 17명을 대상으로 이 T-세포가 기능을 발휘하도록 유전자 치료를 한 결과 2명에서 치료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2명의 환자는 각각 간과 폐로 암 세포가 전이된 상태였지만, 이 치료 뒤 암 덩어리가 줄어들거나 사라져 18개월 동안 생존해 있다. 로젠버그 박사팀은 이번 연구에서 유전자 치료를 해서 T-세포가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전환시킨 것을 확인한 사실이 성과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이날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인터넷 판에 실렸다.
하지만 이번 치료법은 나머지 15명에서는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로젠버그 박사도 연구 성과에 대해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허대석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악성 흑색종의 다른 치료 방법인 면역치료 방법도 치료 효과가 10~20% 정도인 만큼 이번 치료 방법이 획기적이라는 할 수 없다”며 “또 이번 연구에서도 면역치료도 함께 한 만큼 2명의 환자에서도 유전자 조작만의 효과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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