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록병’ 우려 북미산 ‘엘크’
값비싼 러시아산으로 둔갑
값비싼 러시아산으로 둔갑
시중에서 거래되는 러시아산 녹용의 상당량이 북미산 엘크가 둔갑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이 가운데 일부는 이른바 ‘사슴 광우병’이라 불리는 광록병에 걸려 있을 가능성도 제기돼 대책이 필요하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박재완(한나라당) 의원은 3일 광록병 가능성 때문에 수입이 전면 중단된 북미산 엘크뿔이 비싼 값의 러시아산 녹용인 것처럼 팔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의원 쪽은 “캐나다 녹용 수출업자와 접촉한 결과 북미산 엘크가 홍콩이나 중국을 거쳐 재포장돼 배로 한국에 반입된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다만 현재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녹용의 판매량이 파악되지 않아 밀수량을 정확히 추정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러시아산 녹용은 국제 시세가 ㎏당 300달러인데, 수입할 때 부과되는 관세·특별소비세 등 세율이 43.9%에 이르러, 국내 소비자에게는 ㎏당 700~900달러에 팔리고 있다. 이에 견줘 수입 중단 조처가 내려져 있는 북미산 엘크는 국제 시세가 ㎏당 70~8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박 의원 쪽은 “녹용을 수입할 때 동물검역소는 녹용의 유해물질, 바이러스 등의 보유 여부만 검사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녹용 품종의 세부기준을 마련하지 않음에 따라 엘크를 섞어 세관에 신고하고 시중에 유통시켜도 들추어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광록병 감염 우려가 있는 엘크를 소비자들이 섭취할 경우 건강상 위해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