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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꿈을 찾아나선 의사들

등록 2006-11-22 20:47수정 2006-11-23 00:47

‘연극을 사랑하는 치과인 모임’이  오늘부터 무대에 올리는 <위대한 실종>의 한 장면.
‘연극을 사랑하는 치과인 모임’이 오늘부터 무대에 올리는 <위대한 실종>의 한 장면.
연극 통해 환자 처지 이해하죠
7년째 공연하는 치과인 모임

치과의사와 치위생사들이 짬을 내 갈고 닦은 연기 실력을 선보이는 연극 공연이 열린다. ‘연극을 사랑하는 치과인 모임’(연사모)이 23~26일 서울 대학로 사다리아트센터에서 무대에 올리는 9번째 정기공연 <위대한 실종>(이근삼 원작)이다. 연기는 물론 연출까지 모두 치과인들이 맡았다. ‘연사모’는 1999년부터 7년째 해마다 빠지지 않고 공연을 해와 치과 계통에서는 유명한 팀이다.

치과의사들이 왠 연극이냐고? 처음 이들이 연극을 한다고 의기투합 했을 때만해도 시선은 곱지 않았다고 한다. 연출자 오종우(60·맨션치과의원 원장)씨는 “우리끼리 놀이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고 초기를 회상했다. 하지만 7년 동안 여덟 차례나 공연을 하면서 그런 선입견은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순수한 연극 열정을 행동으로 보여주자 ‘비아냥’이 ‘격려’로 바뀐 것이다.

치과의사·치위생사 의기투합
진료 끝나고 자정까지 연습몰두
따뜻한 감수성으로 환자에 다가가

물론 현업에 종사하면서 ‘연극’까지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 공연도 출연진 8명(이동찬 박해란 박건배 이석우 손병석 김언수 김정우 조순형)이 석달 전부터 진료가 끝난 저녁 8시부터 자정까지 가정을 포기하면서 연습에 몰두했다.

그렇게까지 이들이 연극에 빠져든 이유는 뭘까? 기획자인 민원기(51·민치과의원 원장)씨는 “환자가 의사를 신뢰하지 않으면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는데, 연극을 통해 환자의 입장을 이해하는 역지사지의 정신을 배울 수 있었다”며 “치과의사들이 따뜻한 감수성을 갖고 있으며, 아플 때 편안하게 다가가 치료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좋은 점”이라고 덧붙였다.

<위대한 실종>은 1962년 발표된 작품으로 출세와 영달만을 추구하는 공미순 여사 가족이 붕괴되는 과정을 통해 지식인의 위선과 허영, 타락한 사회상을 풍자하고 있다. 연사모는 독거노인과 양로원에 거주하는 노인들을 무료로 초청하며, 수익금의 일부를 대한노인회에 기부하기로 했다. 2만원, (02)763-1355, 3472-5882.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사진 연사모



드라마로 시청자와 의학지식 나눌것
작가로 전업한 강석훈씨

작가로 전업한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전임의 강석훈씨
작가로 전업한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전임의 강석훈씨
의사가 드라마 작가로 나섰다.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종합병원의 일자리도 마다했다.

“인턴 시절 소아 암환자들의 죽음을 여러 차례 봤어요. 그 때 꿈이 참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들에게는 이루지 못한 꿈들이 너무 많았거든요. 그 때부터 결심했어요. 제 꿈을 위해 제 길을 가기로.”

강석훈(34·남)씨는 드라마 쓰는 의사다.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가정의학과 전공의 거쳐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전임의로 일하고 있지만 곧 전업 작가로 나설 예정이다. 최근 병원에서 내년에도 일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를 거부했다. 수입도 안정되고 남들이 모두 부러워 하는 직업을 버린 것이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전임의
메디컬드라마 공모전서 우수상
주변 반대 불구 ‘꿈’ 실현하기로

작가가 되기 위해 그는 2002년에 한 방송국의 방송아카데미 드라마 작가반에서 글쓰기 수업을 받기도 했다. 요즘에는 퇴근하는대로 보조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내년 1월 중순에 <서울방송>을 통해 방영 예정인 16부작 메디컬 드라마가 그가 참여하는 작품이다. 지난해 8월 이 방송 미니시리즈 기획안 공모전에서 메디컬 드라마 기획안을 써서 우수상을 받은 인연 덕분이다. 당시 상금으로 500만원을 받기도 했다.

“환자를 돌보면서 습득한 의학적 지식을 충분히 녹여 낼 생각입니다. 시청자들이 드라마만 봐도 의학지식이 쌓이게 할 생각이죠.” 예를 들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환자에 대한 의사들의 회의 장면이 나와, 그들의 대사로 심장병 예방 및 초기 증상 등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는 방식이다. 드라마와 의학 교육이 합쳐진 영역을 만들 생각이다.

그가 꿈을 실현하는 길에는 반대도 많았다. 공부하기에도 여념이 없고, 잠을 잘 시간도 부족했던 대학 및 인턴 시절에도 소설을 썼지만, 그의 부모는 그가 의사로 남기를 바랐다.

“드라마 작가도 임상에서 환자 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시청자들에게 필요한 의학 지식을 나누는 것 역시 의사가 할 일이잖아요.”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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