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7월 복제의약품의 값을 내리는 개혁안을 내놓았지만, 규제개혁위원회 심의를 거치면서 인하 폭이 애초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순희 보건복지부 보험급여팀 서기관은 28일 “‘약제비 적정화 방안’ 입법예고안에 대해 최근 규제개혁위원회가 심의 과정에서 복제의약품의 약값 인하 폭을 줄이도록 권고했다”고 말했다. 애초 입법예고안은 신약에 대한 특허가 끝나 복제약이 출시되면, 신약은 약값을 원래보다 20% 내리고, 복제약은 애초 신약 값의 64%로 정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복제약이 나와도 신약의 가격은 100%로 유지하고, 복제약은 80% 수준의 가격을 받았다.
이 서기관은 “규개위에서 국내 제약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해 가격 인하 범위를 결정하도록 권고했다”며 “복지부는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서기관은 “인하 폭은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규개위 권고에 대해 보건의료단체들은 “정부의 약값 적정화 방안이 또다시 후퇴했다”고 비판하는 성명을 공동으로 냈다.
신형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정책기획국장은 “규개위 심의에 제약협회 대표들이 참가하는 등 약값 인하폭을 줄이려 압력을 넣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민들의 약값 부담 경감보다는 제약회사의 이익에 손들어준 규개위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7월, 지난해 기준 약값 비중이 건강보험 총진료비의 29.2%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너무 높다며 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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