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당뇨·비만 조기검진 적절
복부 초음파·심전도·매독 불필요
“자기 몸에 맞는 검사 선택 바람직”
복부 초음파·심전도·매독 불필요
“자기 몸에 맞는 검사 선택 바람직”
임아무개(33·여)씨는 최근 직장에서 비용을 댄 종합건강검진을 받다가 갑상선에 혹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2차로 자세한 초음파 검사를 받은 결과, 암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그는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결국 조직검사까지 받았고 최종적으로 암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았다. 암은 아니어서 다행이었지만, 검사 결과가 나오는 동안 불안에 떨어야 했고 적지 않은 검진비용까지 들어야 했다.
최근 젊은 직장인들도 종합건강검진을 받으면서 이런 사례들이 종종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종합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건강검진에는 비용과 효과 등을 고려했을 때 불필요한 검진이 많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한다.
■ 조기 발견·치료·관리에 초점 둬야 = 건강검진은 조기발견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조기치료로 환자에게 도움을 주는 게 목적이다. 때문에 고혈압, 당뇨, 비만, 고지혈증처럼 일찍 발견해 적절히 관리하면 심장질환이나 뇌졸중 등의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 검사항목이나, 여러 암에 대한 조기 검진은 적절하다. 하지만 폐암, 췌장암 등과 같이 현재의 의학 수준에서는 적절한 조기 검진 방법이 없는 경우도 많다.
일부 사람들은 건강검진이 건강 수준에 대한 평가라고 여기기도 하는데, 건강검진에서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해도 반드시 건강 수준이 좋다고 볼 수는 없다. 조재현 아주대의료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아무리 해상도가 좋은 시티나 엠아르아이라 할지라도 찍는 간격이 있기 때문에 미세한 이상은 나타나지 않을 수 있으며, 간기능 검사 역시 정상으로 나와도 간의 다른 이상을 나타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 종합검진엔 불요한 검사 많아 = 이정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국내 주요 병원 6곳의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미국의 암협회와 가정의학회, 심장학회, 당뇨병학회의 권고안과 우리나라의 평생건강관리, 5대암 검진 권고안을 바탕으로 비교·분석한 결과를 보면 불필요한 건강검진 항목도 다수 포함돼 있다. 특히 종양표지자, 복부 초음파, 심전도, 매독 등이 불필요한 검사로 꼽혔으며, 암 검진의 경우, 알파페토프로틴·복부초음파(간암), 종양표지자 CEA(대장암), 저선량CT(폐암), CA125·질초음파(난소암), CA19-9·복부초음파·복부CT(췌장암), 갑상선초음파(갑상선암) 검사 등이다. 이 검사들은 암 판정을 받아 치료 중인 사람이나 암 발생 위험이 높은 사람이 받아야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 건강보험공단 검진도 개선해야 = 건강보험공단에서 1~2년마다 실시하는 건강검진도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 교수팀의 연구에서도 건강보험공단의 검진에 고콜레스테롤혈증, 골다공증 등의 검사가 빠진 반면, ‘휴식 시 심전도 검사’와 같은 불필요한 검사가 들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건강보험공단도 이미 개선안을 마련했으나, 아직 시행되지는 않고 있다. 그 내용은 건강보험의 1·2차 건강검진을 한 차례로 통합하고, 2차검사에서 하던 콜레스테롤 검사 두 가지와 가슴 방사선 ‘직접’ 촬영을 통합검진에서 하도록 하는 것이다. 아울러 건강검진 판정 결과도 5단계(정상 A, 정상 B, 건강주의, 일반질병, 직업병)에서 현재 건강 상태를 의학적으로 판정하는 종합 소견으로 바뀌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통령 복지부 질병정책과 사무관은 “건강검진 개선안과 함께 정확한 검진 결과가 나오도록 건강검진 기관 평가 등을 담은 건강검진기본법을 새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올해부터 생애주기별 건강검진을 강화해, 16·40·66살에 대해 나이 대에 맞게 건강검진 항목을 재구성했다. 건강 검진 결과에 대해서도 전문적인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으며, 골다공증 검사, 우울증, 치매 조기 검진 등 노인들의 생활 기능 평가 등도 강화됐다. ■ 검진을 제대로 받으려면 = 우선 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을 꼭 챙기는 게 좋다. 암 검진은 국가 암조기검진 사업으로 나이에 따라 건강보험 가입자의 절반 정도가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돈을 지불하는 경우에도 전체의 20%만 내면 된다. 정 사무관은 “현재 건강보험에서 제공하는 암 검진과 일반 건강검진 항목은 비용 효과 등을 고려했을 때 수검자 입장에서 비용을 최대로 아낄 수 있는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평소 단골의사를 둬 걸릴 가능성이 큰 질환 위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이재호 가톨릭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개인마다 어느 병에 걸릴지는 다 다른데 현재 종합건강검진은 획일적인 검사 항목을 적용하고 있다”며 “단골의사의 문진과 진찰을 바탕으로 개개인의 특성과 의학적 근거를 고려한 맞춤형 검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국가 암 조기검진 방법
건강보험공단도 이미 개선안을 마련했으나, 아직 시행되지는 않고 있다. 그 내용은 건강보험의 1·2차 건강검진을 한 차례로 통합하고, 2차검사에서 하던 콜레스테롤 검사 두 가지와 가슴 방사선 ‘직접’ 촬영을 통합검진에서 하도록 하는 것이다. 아울러 건강검진 판정 결과도 5단계(정상 A, 정상 B, 건강주의, 일반질병, 직업병)에서 현재 건강 상태를 의학적으로 판정하는 종합 소견으로 바뀌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통령 복지부 질병정책과 사무관은 “건강검진 개선안과 함께 정확한 검진 결과가 나오도록 건강검진 기관 평가 등을 담은 건강검진기본법을 새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올해부터 생애주기별 건강검진을 강화해, 16·40·66살에 대해 나이 대에 맞게 건강검진 항목을 재구성했다. 건강 검진 결과에 대해서도 전문적인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으며, 골다공증 검사, 우울증, 치매 조기 검진 등 노인들의 생활 기능 평가 등도 강화됐다. ■ 검진을 제대로 받으려면 = 우선 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을 꼭 챙기는 게 좋다. 암 검진은 국가 암조기검진 사업으로 나이에 따라 건강보험 가입자의 절반 정도가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돈을 지불하는 경우에도 전체의 20%만 내면 된다. 정 사무관은 “현재 건강보험에서 제공하는 암 검진과 일반 건강검진 항목은 비용 효과 등을 고려했을 때 수검자 입장에서 비용을 최대로 아낄 수 있는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평소 단골의사를 둬 걸릴 가능성이 큰 질환 위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이재호 가톨릭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개인마다 어느 병에 걸릴지는 다 다른데 현재 종합건강검진은 획일적인 검사 항목을 적용하고 있다”며 “단골의사의 문진과 진찰을 바탕으로 개개인의 특성과 의학적 근거를 고려한 맞춤형 검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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