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소송 패소 판결’과 흡연
지난 25일 국내 첫 ‘담배 소송’ 1심 선고공판에서 피고인 담배회사가 승소했다. 재판부는 흡연과 폐암 등의 역학적 인과 관계는 인정하면서도, 환자들이 오랜 기간 담배를 피웠다는 이유 만으로 폐암 등이 발생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료계에선 이런 판시 내용을 두고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론이 많다. 역학적 인과관계는 인정하면서도 이를 개인에게 적용할 수 없다는 논리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흡연이 폐암·후두암 등 여러 질병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점은 세계적으로 수많은 연구에서 증명돼, 재론의 여지가 없는 사안이라는 게 이들 의료계 인사들의 시각이다.
하루 한갑 흡연자 폐암사망 16배
애연가 처칠은 운좋은 경우
금연클리닉 활용·주위도움 받아야 모든 암의 30%는 흡연 때문 흡연이 폐암을 비롯한 후두암, 식도암, 위암 등 여러 암 발생의 주요 원인이라는 점은 이번 재판부도 인정했다. 실제 서울대병원의 2005년 조사 자료를 보면 모든 암 발생의 29.8%는 흡연이 원인이다. 특히, 폐암은 78.3%, 식도암은 86.1%가 흡연 때문으로 조사됐다. 또 후두암은 59.5%, 방광암은 50.2%, 췌장암은 37.8%, 위암은 36.1%가 흡연이 원인이다. 흡연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보다 암 발생 위험이 크게 높다. 식도암은 5배에 가까운 4.46배, 폐암은 3.83배, 후두암은 3.01배, 위암은 1.62배, 췌장암은 1.58배 등이다. 이보다 위험이 더 크다는 결과가 나온 연구도 많다. 연세대 의대가 강화도 주민 6374명을 대상으로 13년 동안 추적한 연구에선, 비흡연자에 비해 하루 1~19개비 담배를 피운 흡연자의 폐암 사망 위험이 10.5배, 하루 한 갑 이상 담배를 피우면 16.8배 높았다고 결론짓고 있다. 간접흡연의 폐해도 심각하다. 미국과 일본 등의 조사에선 흡연자 남편을 둔 비흡연 부인의 폐암 사망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배 이상 높다. 박재갑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국내 사망 원인의 20%가 흡연 때문”이라며 “흡연 때문에 삼풍백화점 붕괴와 같은 참사가 5일에 한 번 꼴로 일어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운 좋은’(?) 흡연자 흡연이 폐암 발생 원인의 80% 가까이 된다고 하나, 담배를 피워도 폐암 등에 걸리지 않는 사람들은 주위에 많다. 예를 들어, 처칠은 공식석상에서 항상 시가를 물고 있었지만, 90살을 넘겨 살았다. 많은 흡연자들은 이런 사례를 들어 마음의 위안을 삼는다. 하지만 처칠 등과 같은 사례는 극히 운이 좋은 경우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 책임의사는 “담배를 달고 살았던 처칠이 널리 알려진 이유는 매우 특이한 경우이기 때문”이라며 “담배를 피우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산 사람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담배를 피운다고 모두 폐암 등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흡연은 세계적인 여러 연구로 폐암 등의 여러 암과 만성폐쇄성 폐질환 등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입증됐다”고 덧붙였다. 흡연을 하더라도 운이 좋아 흡연 관련 질환이 비켜 갈 수는 있지만, 건강을 운에 걸 수는 없다는 얘기다. 금연클리닉 활용해야 금연에 성공하려면, 의지도 중요하지만, 약물 또는 주위의 도움도 필요하다. 니코틴 중독이라는 벽을 홀로 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보건당국자들은 보건소 금연클리닉을 적극 권장한다.
전병률 보건복지부 보건정책팀장은 “함께 하면 그만큼 금연 의지가 높아지는 만큼 보건소의 금연클리닉 등을 적극 활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각지의 금연클리닉은 흡연자들에게 금연 의지를 북돋우며 개인별로 적합한 금연 방법을 상담해주고 있다. 니코틴 금단현상을 줄여주는 약물을 제공하기도 한다. 또 사업장이나 학교 등을 방문해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애연가 처칠은 운좋은 경우
금연클리닉 활용·주위도움 받아야 모든 암의 30%는 흡연 때문 흡연이 폐암을 비롯한 후두암, 식도암, 위암 등 여러 암 발생의 주요 원인이라는 점은 이번 재판부도 인정했다. 실제 서울대병원의 2005년 조사 자료를 보면 모든 암 발생의 29.8%는 흡연이 원인이다. 특히, 폐암은 78.3%, 식도암은 86.1%가 흡연 때문으로 조사됐다. 또 후두암은 59.5%, 방광암은 50.2%, 췌장암은 37.8%, 위암은 36.1%가 흡연이 원인이다. 흡연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보다 암 발생 위험이 크게 높다. 식도암은 5배에 가까운 4.46배, 폐암은 3.83배, 후두암은 3.01배, 위암은 1.62배, 췌장암은 1.58배 등이다. 이보다 위험이 더 크다는 결과가 나온 연구도 많다. 연세대 의대가 강화도 주민 6374명을 대상으로 13년 동안 추적한 연구에선, 비흡연자에 비해 하루 1~19개비 담배를 피운 흡연자의 폐암 사망 위험이 10.5배, 하루 한 갑 이상 담배를 피우면 16.8배 높았다고 결론짓고 있다. 간접흡연의 폐해도 심각하다. 미국과 일본 등의 조사에선 흡연자 남편을 둔 비흡연 부인의 폐암 사망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배 이상 높다. 박재갑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국내 사망 원인의 20%가 흡연 때문”이라며 “흡연 때문에 삼풍백화점 붕괴와 같은 참사가 5일에 한 번 꼴로 일어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운 좋은’(?) 흡연자 흡연이 폐암 발생 원인의 80% 가까이 된다고 하나, 담배를 피워도 폐암 등에 걸리지 않는 사람들은 주위에 많다. 예를 들어, 처칠은 공식석상에서 항상 시가를 물고 있었지만, 90살을 넘겨 살았다. 많은 흡연자들은 이런 사례를 들어 마음의 위안을 삼는다. 하지만 처칠 등과 같은 사례는 극히 운이 좋은 경우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 책임의사는 “담배를 달고 살았던 처칠이 널리 알려진 이유는 매우 특이한 경우이기 때문”이라며 “담배를 피우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산 사람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담배를 피운다고 모두 폐암 등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흡연은 세계적인 여러 연구로 폐암 등의 여러 암과 만성폐쇄성 폐질환 등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입증됐다”고 덧붙였다. 흡연을 하더라도 운이 좋아 흡연 관련 질환이 비켜 갈 수는 있지만, 건강을 운에 걸 수는 없다는 얘기다. 금연클리닉 활용해야 금연에 성공하려면, 의지도 중요하지만, 약물 또는 주위의 도움도 필요하다. 니코틴 중독이라는 벽을 홀로 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보건당국자들은 보건소 금연클리닉을 적극 권장한다.
전병률 보건복지부 보건정책팀장은 “함께 하면 그만큼 금연 의지가 높아지는 만큼 보건소의 금연클리닉 등을 적극 활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각지의 금연클리닉은 흡연자들에게 금연 의지를 북돋우며 개인별로 적합한 금연 방법을 상담해주고 있다. 니코틴 금단현상을 줄여주는 약물을 제공하기도 한다. 또 사업장이나 학교 등을 방문해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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