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별 인구 10만명당 새로 결핵에 걸린 환자수
여러 약에 내성 지닌 결핵 많아…20대·70대 가장 심각
결핵 하면 후진국형 감염병으로 생각하지만, 우리나라의 결핵 환자 발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다. 지난해 새로 생긴 결핵 환자는 3만5361명으로 인구 10만명당 73.2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과거에 비해 영양상태와 위생 관념을 비롯해 결핵예방접종률도 크게 좋아졌는데, 왜 새로 결핵에 걸리는 환자 수는 눈에 띄게 줄지 않는 것일까? 김화현 질병관리본부 에이즈·결핵관리팀장은 “약을 먹다가 끊어 생기는 다제내성 결핵 환자의 발생이 가장 큰 요소”라며 “다른 나라에 비해 결핵 환자 비율이 높아 접촉 기회가 많은 것에서 비롯되는 악순환도 무시 못할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20대의 환자 발생은 영양불균형과 스트레스, 격무 등에 시달리면서 면역력이 떨어질 기회가 많은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고 덧붙였다.
여러 약에 내성을 보여 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는 다제내성 결핵의 경우 가장 큰 원인은 지속적인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약을 먹다가 끊으면 결핵균은 그 약에 적응해 약을 다시 먹어도 효과가 없다. 나백주 건양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결핵에 감염되면 환자에 따라서는 18개월 동안 약을 꾸준히 먹어야 한다”며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해 주는 것이 필수인데 이 부분에 허점이 있다”고 말했다. 2001년 통계청 사망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의 경우 결핵사망률이 건강보험 가입자보다 6배나 높았다. 나 교수는 “저소득층이 결핵 진단을 쉽게 받게 하고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이에 대해 “민간 의료기관과 보건소 등이 협력해 결핵 환자의 지속적 관리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젊은 층의 결핵 발생도 심각하다. 우리나라 결핵 발생 분포는 20대와 70대 이상에서 결핵 발생이 다른 나이대보다 높은 후진국형 결핵 발상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대 여성의 사망 원인 가운데 호흡기 결핵이 8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여서, 젊은 층 결핵에 대한 대책도 시급하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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